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사는 중국관광객들/자료사진
[CCTV.com 한국어방송] 한국을 찾는 중국인을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10명 중 3명꼴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의 드라마, 영화, 음악 등 한류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와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연령대별 비중을 보면 지난해 21~30세가 28%로 최대였다. 이는 2005년 22%보다 6%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이어 31~40세(23%), 41~50세(16%), 51~60세(15%), 61세 이상(11%), 0~20세(8%) 순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20대 중국인 관광객 증가는 한류 영향에 민감한 젊은층의 한국 방문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은 전반적으로 젊어지는 추세다. 30대 이하 젊은층의 비중은 2005년 29%에서 지난해 36%로 7%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30~60대의 비중은 66%에서 지난해 54%로 축소됐다.
또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식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싼커(散客·개별손님)'가 확대되고 있어 눈에 띈다. 이는 중장년층이 여행 가이드의 깃발을 따라 단체로 움직이는 관광객과는 차별화된다.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여행 방식이 다양화되고 있는 것도 젊은 싼커가 주도하고 있다. 우선 명동 일변도에서 벗어나 신촌, 홍대, 동대문 일대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음악, 성형 등의 콘텐츠가 풍부한 홍대, 강남 상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달리 전통적인 관광지였던 인사동, 박물관 등의 인기는 서서히 줄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광객의 이러한 성향 변화는 백화점 매출에서도 나타난다. 명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소공점의 외국인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5%에 그쳤지만 무역센터점, 압구정점 등 강남권에 주로 점포를 포진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32% 뛰었다.
젊은 중국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다양해졌다. 예전 관광객들이 많이 사가던 인삼, 김치. 가전제품 등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K-뷰티,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롯데백화점 명동점의 상위 매출 브랜드를 보면 2012년에는 MCM이었고, 그 뒤를 설화수, 라네즈 등 K-뷰티와 샤넬, 프라다 등의 해외 유명 브랜드가 잇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2014~2015년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계 신화로 불리는 '스타일난다'가, 2위는 네이버의 캐릭터 생활용품 브랜드인 '라인프렌즈'다. 3위는 디자인이 독특한 화장품 브랜드 '투포스쿨' 4위는 한국형 패스트패션 '원더플레이스'가 차지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과거 중국 관광객들이 주로 브랜드와 상품을 소비했다면 지금은 한국의 문화를 소비하는 경험적 소비로 경향이 바뀌고 있다"며 "한국 드라마나 영화처럼 한류 스타 스타일로 옷을 입고 화장을 하는 등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직접 경험해 보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젊은 관광객 비중이 확대되면서 방한 중국의 씀씀이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하락했다. 중국 여행객의 1인당 소비액은 2013년 2272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2014년(2095달러)과 2015년(1990달러)에 각각 8%, 5% 축소됐다.
한편 한국에 입국하는 관광객 중 10%대에 불과하던 중국인 비중은 201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확대돼 지난해에는 45% 수준에 이르렀다. 다만 중국인의 입국자 수는 작년 598만 명으로 전년보다 2.3%(전체 외국인 관광객 감소율 6.8%) 줄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이 악영향을 미쳤다. 올 1분기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7.1% 증가한 167만 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