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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서양 요리의 기름 사용법

[온바오] | 발행시간: 2016.06.28일 18:21

팀 알퍼(Tim Alper)

[Korea.net] 한국음식에 입문하는 식도락가들은 대부분 한국인들이 얼마나 볶은 음식과 고급기름을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 사실 한식에서 살짝 볶은 음식은 비교적 드문 편이다.

한국인들은 현재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일인당 올리브기름 사용이 많다. 하지만 1980년대에는 올리브기름을 한국에서 찾아보기 매우 어려웠다. 올리브 기름은 희귀한 외국 식재료였다.

현재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기름에 튀긴 한국식 통닭 요리는 매우 최근의 혁신적인 요리이다. 이 요리의 뿌리는 6.25전후에 나온 ‘옛날 통닭’으로 알려진 요리이다. 이 통닭요리 조리법은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에 처음 나왔으며 콩기름에 닭 한 마리를 전부 튀기는 방식이었다.

요리용 기름이 1970년대 초 상업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하자 전국의 모든 시장에 옛날 통닭을 파는 곳이 생겨났다. 그 뒤 요리사들은 간장이나 고춧가루, 다른 양념을 넣는 시도를 하며 후라이드 치킨 붐을 만들었다.

반면 서양에서는 오래전부터 기름을 계속 사용해왔다. 실제로 고대 그리스 문서에서 발견된 오래된 음식 조리법에는 올리브 기름으로 음식재료를 볶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고 한국 전통음식에는 기름이 전혀 쓰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참기름은 한국음식에 늘 들어가는 재료이자 세대에 걸쳐 사용되어 왔다.

들기름은 참기름과 맛이 꽤 비슷하다. 하지만 들기름이 참기름보다 훨씬 맛이 진하고 풍부해서 싱거운 채소요리의 맛을 돋우는데 사용한다.

현재 대부분의 기름은 공장에서 대량생산되지만 전국 곳곳 동네의 작은 가게에서 직접 참기름과 들기름을 짜기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기름에는 시중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향이 있다.

조선 시대(1392-1910)에는 궁중 요리사만이 호두와 잣기름을 사용했다. 이런 견과류는 너무 비싸서 일반 서민들이 쓸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니었다. 이보다는 동물성기름을 쓰는 것이 더 쉬웠다.

서양음식과 한국음식 조리법의 또 하나 놀라운 유사점은 수프 조리법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한국식 국물 조리법은 물기 없는 식재료를 참기름에 볶아서 음식의 기본이 되는 향을 만든 뒤 육수나 물을 부어주는 방식이다. 유럽인들도 이런 방식으로 몇 세기에 걸쳐 수프를 만들어왔다. 이태리식 미네스트론(minestrone, 야채와 파스타를 넣은 수프)의 예를 들면 이 음식은 고대 로마시대 때 양파와 병아리콩을 돼지비계기름(lard)에 볶은 뒤 물을 넣는 방식으로 만든 것이다.

서양 음식과 한국음식 조리법의 비슷한 점은 전 또는 얇은 전병 음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식 전에는 해산물, 김치, 감자 같은 맛있는 재료가 들어가지만, 그 기본이 되는 반죽은 곡물이나 밀가루로 만들며 이는 서양식 팬케이크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한국음식과 서양음식 조리법에는 비슷한 점보다 다른 점이 훨씬 더 많다. 전주 비빔밥부터 반찬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먹는 거의 모든 음식에는 참기름이 들어간다.

이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참기름은 서양요리 조리법에서의 요리용 기름과 달리 특별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대신에 참기름은 일종의 양념 혹은 향신료의 역할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참기름을 구운 고기나 생선을 찍어 먹는 데 사용한다. 이는 서양인들은 케찹, 겨자, 마요네즈를 쓰는 방식과 같다. 사실 일부 한국인들은 약간의 참기름이 없다면 음식 맛이 매우 밋밋할 거라고 생각한다.

서양식 후라이팬과 달리, 한국에는 후라이팬 같은 것이 있지 않았다. 사실 한국어에는 후라이팬이라는 말이 없다. 그래서 ‘후라이팬’의 영어식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 후라이팬이 널리 사용되기 전에는 많은 한국인들이 음식을 튀길 때 큰 솥의 뚜껑을 사용하곤 해서 후라이팬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오늘날 한국 식료품시장이나 상점에서는 값비싼 이태리식 송로버섯기름(truffle oil)부터 직접 재배한 유채씨로 짠 식용유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종류의 요리용 기름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전통 음식에서 기름은 촉매제나 윤활유의 역할보다는 풍미를 돋우는 역할이 더 컸다. 이 점이 한국음식과 서양음식 조리법에서의 기름 사용법 차이이다.

영국 출신의 팀 알퍼는 10년 이상 한국에 거주하며 작가 겸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 윤소정 코리아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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