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중앙은행 총재 "다른 나라들의 행동 촉구"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붕괴 가능성은 세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일데폰소 구아하르도 멕시코 경제장관이 경고했다. 미국 정부가 세게무역기구(WTO) 체제를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WTO 체제가 후퇴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아하르도 장관은 "나는 세계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기를 바란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은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게 이를 매우 잘 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구아하르도 장관은 "멕시코가 WTO 회원이라는 점은 우리의 안전망이다"라고 말하면서도 미국이 WTO 규정을 존중할 지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미국의 접근법이 세계 교역을 무척이나 불확실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공식 성명들을 보면 미국은 다자주의에 매우 우호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는 "이것은 세계 다른 국가들의 행동을 촉구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 주변 국가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3년 동안 지속했던 NAFTA가 붕괴할 위험이 지난 2주 동안 매우 높아졌다. NAFTA 국가들에 연간 390억달러 규모 수출을 하는 미국 농업기업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 안보 전문가들은 NAFTA가 붕괴할 경우 멕시코가 미국 정보당국과 협력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해서는 미국의 주요 기업들과 다른 국가들이 반발했지만,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및 NAFTA 재협상 등의 문제에 대해서 이름 있는 기업이 멕시코를 지지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FT는 전했다.
구아하르도 장관은 멕시코에 1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미국 기업들이 "트럼프의 세제 개혁, 인프라 투자와 자유무역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 있다. 달리 집중해야 하는 사안이 많다"고 설명했다.
미국 백악관은 캐나다 및 멕시코와 NAFTA 재협상을 시작하기에 앞서 멕시코가 원하는 대로 90일간 협의 기간을 둘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는 오는 5월에 NAFTA 재협상을 시작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구아하르도 장관은 "(미국이) 제안할 정책을 보기 전까지는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멕시코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와 양자 무역협정을 협상 중이다. 구아하르도 장관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가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멕시코는 45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어 이미 세계에서 자유무역협정을 가장 많이 체결한 국가가 됐다.
한편 교역에 대한 불확실성이 멕시코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하지만 구아하르도 장관은 멕시코가 이런 변동을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문제는 이런 불확실성이 얼마나 지속할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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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