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원로 브레진스키 조언
“극단·단순용어는 정책 부적합
강력한 지도력·비전 보여줘야
北문제 中과 반드시 협력필요”
미국 외교·안보 분야 원로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89)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역사적 방향에 대한 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전 세계 현안에 개입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내용”이 담긴 ‘트럼프 독트린’을 발표하라고 조언했다. 또 브레진스키 전 안보보좌관은 중국·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시급한 우려 사항인 북한 문제도 중국·일본, 잠재적으로는 러시아와도 협력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레진스키 전 안보보좌관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왜 세계는 트럼프 독트린을 필요로 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세계질서가 혼란 상태에 있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밝혔다. 1977~1981년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안보보좌관을 역임한 그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원로 국제 전략가다.
먼저 브레진스키 전 안보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극단적이면서 단순한 용어는 국가정책이 될 수 없다”면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는 자동차 스티커로는 좋지만 미국의 외교정책은 캠페인 구호에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브레진스키 전 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안전한 세계를 만들기 위한 미국의 강한 지도력을 보여주는 비전이 담긴 성명을 발표하라”고 제안했다.
브레진스키 전 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비전에는 “전 세계 안정을 지지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장기 해법은 3대 군사강국인 미국·중국·러시아의 협력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브레진스키 전 안보보좌관은 북한을 언급하면서 “미국 혼자만으로는 평양을 긍정적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수 없다”면서 중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브레진스키 전 안보보좌관은 “미·중이 성공적 대화에 나선다면 러시아도 미·중 관계를 포용하지 않으면 이해 관철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중·러의 전략적 동맹 형성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인지하고, 중국을 절대로 부차적 요소로 간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출처: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