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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길은 끝이 없고, 나는 탐구를 그치지 않을 것이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7.07.31일 08:47
 하얼빈음대 장금화 소프라노

  (흑룡강신문=하얼빈) 채복숙 기자=지난 6월24일, 하얼빈 쑹베이(松北) 딩샹대도(丁香大道)의 끝, 무릉도원처럼 고요하고 아름다운 흰색의 건물들이 녹음 속에서 언뜻언뜻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얼빈음대(哈尔滨音乐学院)다. 여기저기에서 선남선녀들이 모여 유유자적 한담하고 있었는데 그 속에는 적지 않게 우리 말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조선족이며, 이름난 소프라노인 하얼빈음대 장금화(54. 사진) 부교수의 러시아작품 단독 콘서트가 열리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선율, 화려한 목소리와 우아한 무대 장악력, 능숙한 기교, 이날 장금화 소프라노는 무대 아래의 관중들의 폭풍우와도 같은 박수를 받았다.

장금화, 국제 오페라교육협회 이사, 중한 예술가곡연구회 회원이다. 하얼빈오페라단에서 10년간 오페라 가수로 있었으며 그후 하얼빈사범대학 음악학원 성악·오페라학부에 전입하여 성악을 가르쳤다. 2015년에는 갓 설립된 하얼빈음대성악·오페라학부에 전입했다. 미국 스타니스 롤스 국제 성악콩쿠르 전문가 심사위원, 아메리카·아시아 공동 청소년 국제 성악콩쿠르(美亚联合青少年国际声乐比赛) 심사위원, 중국 일반대학 예술학원 오페라 및 예술가곡 콩쿠르 전문가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무대 위의 우아한 소프라노, 학생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교육자로서의 화려한 이력 뒤의 그녀의 경력을 보면 결코 쉽지만은 않은 길이었다.

  농촌에서 9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녀는 세 살 때 부친이 세상을 뜨는 불상사를 당했다. 당시 두 언니가 이미 결혼하였뿐, 그녀와 남매들은 갈라져 살았다. 그녀는 둘째 언니네 집에서 10년간 생활했다. 아청(阿城)현 위취안(玉泉)에 살던 그녀는 17세 되던 해부터 매일 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면 기차를 타고 하얼빈에 와 하얼빈오페라단의 양다헝(杨大恒) 가수를 교사로 모시고 성악을 공부했다. 그녀는 뛰어난 천부와 부지런함으로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성악을 공부하여 반년만에 당시의 쑹화장(松花江) 지역을 대표해 나간 성악 콩쿠르에서 2등상을 따냈으며, 1983년에는 하얼빈의 여름 음악회 10대 가수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1984년에는 하얼빈오페라단에 입단했다.

  진정으로 성악의 길을 걷게 된 것은 1985년 상하이음대(上海音乐学院) 성악학과에 입학해서부터라고 해야 할 것이다. 당시 그녀는 중국 성악계의 원조인 저우샤오얜(周小燕) 여사를 스승으로 모셨다.

  5년간의 공부를 끝내고 그녀는 하얼빈오페라단에 돌아왔다. 하지만 당시 하얼빈오페라단은 순수 음악 공연이 매우 적어 그녀가 그간 익힌 순수 음악을 노래할 기회가 없었다. 그렇게 1년 여 세월이 흐르던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에 소스라치며 다시 연습실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순수 음악 공연이 없었지만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연습했을 뿐만 아니라 새 작품을 찾아 공부했다.

  무대 위에 다시 올라선 그녀는 10년간 쭉 무대 생활을 이어 나갔다. 그 사이 그녀는 서울국제성악축제의 오페라의 밤 공연, 러시아 방문공연 등에 출연하는 왕성한 무대 활동을 펼쳤다.

  그러던 2001년, 그녀는 하얼빈사범대학 음악학원 성악학부에 전입되어 정규적인 교사 생애를 시작했으며, 2010년에는 46세의 나이에 한국 숙명여대 성악대학원에 석사생으로 들어갔다. 아시아지역 걸출한 인재 장학금을 받게 되었는데, 이 장학금은 성적에 따라 액수가 달랐다. 석사공부를 하는 기간 그녀는 모든 성적이 A에 도달해 줄곧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그렇다고 해서 공부가 아주 쉽게 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제일 첫 수업에 들어갔을 때에는 강의를 알아들을 수 없어 크게 쇼크를 받았다. 특히 전업 술어들이 그러했다. 그녀가 고안해 낸 방법은 수업을 녹음하는 것이었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그 녹음을 반복적으로 들으며 모르는 술어들은 사전을 찾았다. 나이가 있으니 컴퓨터도 잘 못하고, 눈이 잘 보이지 않아 한 손으로 글줄을 짚고 한 손으로 독수리 타자를 했다.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였지만, 의지를 단련할 수 있은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는 장 소프라노이다.

  석사를 졸업하고 하얼빈에 돌아온 후인 2013년 그녀는 하얼빈사범대학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고 말러의 연가곡을 불렀다. 이것은 흑룡강성에서 제일 처음으로 연가곡을 부른 것이었다.

  "신변 사람들이 일반인들이 잘 아는 곡을 부르라고 권고합니다. 그러면 더 많은 호응을 받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일반인들이 익숙하지 못한 곡을 부름으로써 그들의 심미감을 키워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번의 러시아작품 콘서트도 이러한 계기에서 열린 것이다.

  현재 장 소프라노가 몸 담고 있는 하얼빈음대는 국가 교육부의 인정을 받아 설립된 국내 11개 전문 음악대학 중 하나이다. 지금까지 그녀가 양성해낸 제자들 중에는 독일, 이탈리아에서 석·박사공부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국내 각 음악대학에서 교사로 일하는 사람도 있다.

  제자들에게는 어떤 요구를 하느냐는 물음에 그녀는 '견지' 두 글자를 들었다. 천부도 중요하지만, 끝까지 견지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그녀 자신에 대한 요구이기도 했다.

  "저와 같은 연령대로서 콘서트를 하는 사람이 점점 적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계속 발전할 수 있는 거예요, 음악은 끝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도 탐구를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장 소프라노의 얼굴은 생기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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