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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쩔쩔매는 한국 눈이 번쩍 뜨일 기술

[기타] | 발행시간: 2012.07.04일 07:20

이스라엘의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 화려한 도시 중심부를 벗어나 차를 타고 외곽으로 조금만 달리면 작렬하는 태양과 함께 황량한 사막이 펼쳐진다. 이런 사막에서도 과연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의심하는 사이, 곳곳에서는 거짓말처럼 초록빛 농장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텔아비브에서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엔게브 키부츠(집단농장)에도 거대한 바나나 농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열대기후에서 자라는 바나나도 1,000㎢의 면적을 재배하는 데 연간 2,000톤의 물이 필요하다. 메마른 땅에서도 바나나 재배가 가능한 비결은 바로 점적관수(물방울 관수) 때문.

이스라엘에서 탄생한 이 기술은 땅 위에 모세혈관 같은 튜브를 연결하고 작물이 필요한 만큼의 물방울과 영양분만 똑똑 떨어지게 하는 것으로 마치 수레에 바퀴를 달아준 것처럼 획기적인 발명으로 평가된다.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과 산악 지역인 이스라엘은 생존을 위해 이처럼 처절한 '물과의 전쟁'을 벌여왔다. 전형적인 물 부족 국가로 연평균 강수량이 200~500㎜에 그치고 농업인구는 13만명에 불과하지만 방울토마토 등 각종 농식품과 더불어 첨단 농업기술까지 수출하는 농업 강국이다. 연중으로 비가 내려도 예측 못한 가뭄이 시작되면 천수답(天水畓)처럼 하늘만 쳐다보는 한국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에서는 비가 12~3월에만 내리며 대부분 북쪽 갈릴리 호수 주변에 집중된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한정된 수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갖가지 기술을 개발해왔다. 아리에 레게브 이스라엘 농림부 국제협력국장은 "이미 50년 전 사막지대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갈릴리 호수에서 전국으로 대형 파이프를 연결해 물을 운송했다"고 말했다.

한번 쓴 물도 그냥 흘려버리는 법이 없다. 생활하수를 재활용하는 비율이 무려 70~80%에 달한다. 이삭 키리아티 이스라엘 수출공사 부소장은 "국가별로 생활하수를 재활용하는 비율을 따지면 스페인이 2위인데 겨우 18%에 불과해 이스라엘과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바닷물에서 염분을 빼내는 해수담수화 기술도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 있다. 물은 통과시키지만 염분은 투과시키지 않는 역삼투막 방식을 활용해 연간 수억톤의 물을 만들어낸다. 이와 더불어 산악 지대와 해안 지대에는 대수층(물을 보유하고 있는 암반층)을 만들어 간간이 내리는 비를 저장한다. 아리에 레게브 국장은 "구름이 몰려들어 비가 올 때는 항공기를 통한 인공강우로 강수량을 15%가량 증가시키는 방법도 활용한다"고 귀띔했다.

이스라엘은 이처럼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는 첨단기술들을 세계 각국에 수출하며 또 한번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점적관수를 개발한 네타핌은 관수 솔루션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회사로 전세계 131개 국가에 대리점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8억1,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다니 아리엘 네타핌 마케팅 담당자는 "세계적으로 관개농업(인공적으로 조직적인 물 관리시설을 만들어 물을 공급하는 농업 방식)을 하는 농지 중 아직까지 불과 4%만 점적관수를 이용하고 있다"며 "점적관수는 앞으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획기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막에서도 꽃을 피우는 나라가 있는 반면 수자원이 전혀 부족해 보이지 않는 우리나라는 오히려 예측 못한 가뭄이나 집중호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연간 강수량이 1,283㎜로 세계 평균(973㎜)의 1.3배나 되지만 좁은 국토면적에 높은 인구밀도로 1인당 수자원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2%에 지나지 않는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다.

특히 강수량을 활용하는 비율이 26%에 불과하고 연도별ㆍ지역별ㆍ계절별로 강수량 변화의 폭이 커 수자원 관리가 쉽지 않은 국가다.

실제 지난주까지 이어진 104년 만의 가뭄에서는 전국 저수지 280여곳이 바닥을 드러내며 수자원이 완전히 고갈됐다. 지난주 말에 내린 비로 가까스로 늦은 모내기는 마쳤지만 수확기를 맞은 마늘과 감자ㆍ양파가 계속된 봄가뭄으로 10% 이상 수확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파종기에 있는 고추와 고구마, 참깨와 콩 등의 작물도 피해가 심각해 농산물 값 폭등이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앞으로 이상기후 등에 대비해 본격적으로 물 관리 정책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주현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에는 기상이변에 따라 심한 가뭄이 찾아오는 경향이 많아지고 강도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농촌은 물론 도시 지역에도 대형 저장시설을 활성화해 빗물의 활용도를 높여야 하고 한정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각종 기술개발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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