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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유적지 답사 실기​(4) 그 산 그 강은 기억하네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6.13일 09:35
항일유적지 답사 실기(4)

그 산 그 강은 기억하네

최윤구, 80년만에 고향에 돌아오다

김창영

리홍광의 석상이 모셔져 있는 신빈현 남산의 렬사릉원에서 주차장까지 내려와보니 시침은 벌써 12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새벽부터 서두르며 평소처럼 아침밥을 챙기지 못하다보니 배에선 밥 달라 아우성이였다. 허나 일행 모두 년세 있는 분들이라 감히 배고프단 말을 입밖에 내지 못하고 차에 올랐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배가 고프면 옴짝달싹 못하는 나를 알고 있기나 한듯 조선혁명군 부사령 최윤구의 외조카 강학영씨가 집에서 챙겨간 닭알이며 사과며를 일행에게 일일이 돌리며 입가심하란다. 배고픔 앞에 체면이 없었다. 사양도 않고 그대로 받아 입안에 넣었다. 평소 닭알은 입에 대지 않는 나였으나 닭알이 이처럼 맛있는 줄은 이날 알았다. 근데 딱 그날 뿐이였다. 후에 집에서 아들놈이 먹다 남긴 닭알은 먹어보았으나 역시 나에겐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이였다.

봉고차가 홍승향 백기촌에 가까워지자 운전수 옆자리에 앉은 전정혁 주임이 전화하는 모습이 보였다. 신빈 취재차 특별히 백기촌에 있는 조선족식당을 찾아 식사한 적이 한두번이 아닌 나는 오늘 백기촌에서 점심식사 하려는 줄 알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봉고차가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식당을 지나치는 순간 나는 나의 판단이 오산임을 달갑지 않으나 받아들여야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떤 궁지에 몰릴수록 판단에 무리가 따른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봉고차가 마을 중간 쯤에서 멈춰서고 길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중년의 사내가 올라탔다. 취재차 몇번 만난 적 있는 최동수씨였다. 세상은 넓고도 좁다고 했던가? 일행이 최윤구장군의 묘소를 찾아가는 길에 최동수씨가 특별히 길안내로 나섰는데 알고 보니 그는 최윤구장군의 조카였던 것이다.

말이 나온 김에 최동수씨에 대해 몇마디 더 적어둔다. 최윤구장군의 묘소가 안치되여 있는 홍승향백기촌제5조선족촌민조는 원래 홍승향백기조선족촌으로 신빈현에서도 손꼽히는 독립촌이였다. 2004년 현정부의 성향(城鄕) 구조조정에 따라 한족촌인 백기촌에 합병되였다. 수전 600무, 한전 180무를 소유하고 있는 이 촌민조의 호적인구는 80여 가구에 240명을 웃도나 마을에 남아 생활하는 촌민은 30여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해외로무길에 올랐다.

2013년 마을에서 식당을 경영하던 최동수씨가 촌민들의 요구하에 식당을 정리하고 촌민조장을 맡게 되였다. 당시 촌민들이 해외로 나가면서 개인별 한족들에게 맡긴 토지임대비는 무당 평균 230원 미만이였다. 최동수씨는 촌민들과 폭넓게 의견을 나눈 후 향정부의 동의를 거쳐 제5조선족촌민조의 토지를 모두 회수하여 통일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토지 통일 관리는 규모경영에 리롭기 때문에 임대비를 높일 수 있었다. 백기촌 제5조선족촌민조는 당해 토지 전부를 무당 평균 350원 이상으로 재임대하고 촌민들에게는 원래보다 70원이 증가된 300원씩 지불했다. 촌민들은 임대비가 증가되고 임대비 체불과 토지 류실 현상이 사라져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고 보면 최윤구장군은 2, 30년대 고향을 지키기 위해 일제와의 싸움에 앞장섰고 오늘날 최동수씨는 고향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최윤구장군의 묘소는 마을 뒤산 중턱에 모셔져 있었다. 최윤구장군의 외조카 강학영씨의 소개에 따르면 2016년 8월 23일 최윤구의 유가족과 소우춘(료녕성동북항일련군사및동북항일전쟁사연구회 부회장), 전정혁(료녕사회과학원 지방당사연구소 산하 료동항일영렬연구실 주임), 정석숭(료녕차세대관심사업위원회 로전사보고단 성원), 우승희(조선의병장 리진룡의 유가족), 김춘련(료녕민족사범고등전과학교 교수, 량세봉장군의 외손녀) 등이 참가한 가운데 기념비 제막식을 갖고 장군의 업적을 기리고 명복을 빌었다.

최윤구장군기념비문 정면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최윤구 본명 최승팔, 1903년 8월 23일, 조선 평안북도 초산군 선천면 농민의 가정에서 태여남. 유년시절 어머니를 잃고 청년시절부터 반일의병운동에 투신함. 1924년 가족을 따라 신빈현 라주이(砬嘴)촌에 정착. 후에 조선혁명군 사령 량세봉을 따라 반일독립무장투쟁에 참가했고 혁혁한 공을 세움. 1931년 “9.18”사변 발발한후 조선혁명군은 당취오가 령도하는 료녕농민자위군과 련합하여 항일하였으며 특무대제2방면 사령을 맡음. 1935년 9월19일, 조선혁명군은 료녕농민자위군 제19로군 왕봉각과 련합하여 “중한항일동맹회”를 결성하고 참모장을 맡음. 1937년 여름 박대호와 함께 60여명의 조선혁명군장병들을 인솔하여 중국공산당이 령도하는 동북항일련군 제1로군 양정우부대에 가입하고 동북항일련군 제1로군 경위려 참모장을 맡음. 1938년 12월 27일, 길림성 화전현 류수하자에서 일군과 조우하여 싸우다 장렬하게 희생됨. 그때 나이 35세임. 최윤구장군은 18년의 항일투쟁을 견지한 견강하고 위대한 애국항일투사다. 장군의 이름과 업적은 길이 새겨지고 빛날 것이다!

료녕성동북항일련군사및항일전쟁사연구회

료동항일영렬연구실

2016년 8월 23일."

비문 뒤면에는 금빛으로 된 "항일영렬 영생불멸"이라는 여덟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기념비석은 량켠에는 봉황이 조각, 가운데 비문은 검은색 바탕에 황금색의 문구로 새겨져있었다. 비문의 높이는 1.80메터로 항전 18년을, 비문의 밑받힘돌은 장방형으로 길이 1.938메터, 너비 1.227메터였는데 1938년 12월 27일 최윤구장군이 희생된 날을, 비문 한가운데 우에 조각된 오성별은 동북항일련군을 상징하였다.

일행의 묵도가 끝나자 전정혁 주임은 "최윤구장군은 가문의 영광일뿐만아니라 조선민족의 영광이고 중화민족의 영광"이라면서 료동항일영렬연구실은 최윤구장군을 비롯한 료동항일렬사들의 사적을 발굴하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을것이라고 표했다.

강학영은 료녕성위 당사연구실에서는 관련 책자와 서류, 조문기 등 전문가와 공동연구를 통해 "최윤구는 위대한 애국자이며 불굴의 반일지사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외삼촌이 30년대 초반 자취를 감춘뒤 그의 종적을 찾고 이곳에 묘소를 안치하기까지 여러모로 도움을 준 전정혁, 소우춘, 정석숭 등 인사들에게 감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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