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이뉴스24 >
[류한준기자]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012 런던올림픽 3, 4위전에서 일본에게 져 아쉽게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입국장을 통해 들어오는 선수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여자대표팀은 당초 목표였던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뤘고 브라질, 미국, 세르비아, 중국, 터키 등과 함께 '죽음의 조'로 꼽힌 B조에 속했지만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8강전에서는 이탈리아를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하는 성과도 냈다.
이날 대표팀이 입국하는 자리에는 소속구단 관계자를 비롯해 임태희 대한배구협회회장, 협회 임직원, 가족들이 찾아와 한 달만에 귀국하는 선수들을 환영했다.
취재진과 팬들의 관심은 이번 올림픽에서 득점왕과 여자부 MVP(최우수선수)로 선정(올림픽에선 개인기록 및 MVP 등과 관련한 시상을 따로 하지 않는다)된 김연경에게 모아졌다. 그런 그를 한 선수가 물끄러미 쳐다봤다. 김연경과 함께 흥국생명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이자 대표팀에서 동료로 뛴 황연주다.
황연주는 예전같다면 김연경과 함께 질문 공세와 화려한 조명을 받았을 터. 그러나 이번만큼은 아니었다. 그는 대표팀 해단식이 끝난 뒤 공항에 환영 나온 가족과 소속팀 현대건설 관계자와 조용하게 얘기를 나눴다.
황연주는 "메달을 따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황연주는 런던에 있을 때 감기에 걸려 고생했다. 지난 11일 일본과 치른 3, 4위전에서도 이 때문에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는 "하필이면 한일전을 앞두고 덜컥 감기가 걸렸다"며 아쉬워했다.
황연주는 "이번 올림픽에 기대가 많았는데 제 역할을 못한 것 같다. 국내 V리그에서 뛸 때와 견줘 제대로 경기를 치르지 못해 속상하다"며 "그렇지만 다른 동료선수들이 잘 해줬다. 이 때문에 팀이 4강까지 갈 수 있었다"고 올림픽을 돌아봤다.
황연주는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가진 않는다. 일단 소속팀 현대건설 숙소로 간다.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2012 수원컵 프로배구 일정 때문이다.
그는 "컵 대회 출전 여부는 잘 모르겠다"며 "코칭스태프가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황연주는 "생일을 한국에서 맞이하게 된 것은 정말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그는 "일본과 마지막 경기가 여전히 생각이 난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함께 고생했는데, 그래서 더 그렇다"고 덧붙였다.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런던(영국)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