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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이 계승한 <넘버3>의 전통

[기타] | 발행시간: 2012.09.01일 12:59
- 올 최고히트작 < 도둑들 > 과 < 어벤져스 > 의 공통점

[엔터미디어=조원희의 로스트 하이웨이] 천만 관객을 동원해 한국 흥행사를 새로 쓰고 있는 < 도둑들 > 은 물론 400만 관객을 돌파한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 그리고 흥행이 쉽지 않은 장르 스릴러로는 큰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내 200만 관객을 바라보고 있는 < 이웃사람 > 에 이르기까지 최근 히트 영화들에서는 공통점을 찾아볼 수가 있다. 그것은 바로 '한 두 명의 톱스타에 의존하지 않는 집단 주연 시스템'의 영화라는 점이다.

이것은 올해 외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던 할리우드 히트작 < 어벤져스 > 와도 비교할만한 부분이다. 물론 마케팅 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주연들은 존재하지만 그런 주연 한 두 명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의 캐릭터가 각자의 포지션을 차지하고 그 포지션 안에서 최대한의 활약을 하는 영화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야기다.

< 도둑들 > 은 큰 틀을 이루는 이야기 아래 여러 캐릭터들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는 시스템으로 플롯이 짜여져 있다. 여기서 관객들로부터 가장 큰 인기를 얻은 배우는 다름 아닌 전지현이었다. 김윤석이라는 막강 연기파이자 '안티가 거의 없는' 호감형 배우가 버티고 있으며 최동훈 감독의 < 타짜 > 를 통해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한 김혜수는 물론 TV를 틀기만 하면 수많은 CF로 얼굴을 볼 수 있는 신예 김수현 등의 존재감 강한 배우들이 포진해 있었지만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배우는 전지현이었다.

'그렇게 크지 않은 역'이었지만 관객들은 영화 < 도둑들 > 의 가장 중요한 매력포인트로 전지현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작은 역할이 두드러짐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전체적인 만족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부분 역시 주목할 만하다.

< 이웃사람 > 은 더욱 '집단 주연 시스템'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영화다. 한 두명의 캐릭터가 중심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여러 캐릭터가 각각의 상황 속에서 영화 전체의 큰 사건과 연관을 지니고 또 각자의 방법으로 그 사건에 개입한다. 월드 스타 김윤진은 물론 이제 주연급으로 성장해 영화에 출연하는 마동석의 코믹하면서도 박력있는 연기가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심어 줬다.

'조연 영화'라는 용어가 있다. 1990년대 배트맨 시리즈에 붙었던 용어다. 타이틀 롤인 배트맨보다 몸값이 비싸거나 훨씬 더 큰 대중적 흡인력을 가진 배우들이 조연인 악당으로 출연하면서 '조연이 주연보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영화'라는 뜻에서 붙여진 용어다. 최근의 '집단 주연 시스템' 영화들은 이런 '조연 영화'들과 다르다. 그 포지션에 어울리지 않을 지도 모르는 '큰 몸값의 배우'가 제1 주연이 아닌 자리에 온다는 것과 '여러 배우들이 각자에 맡겨진 일정 범위 안에서 모두 주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영화와는 큰 차이가 있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인 < 어벤져스 > 를 예로 들었지만, 우리나라에도 과거에 그런 영화가 있었다. 바로 < 넘버쓰리 > 가 전형적인 예다. 한석규가 주인공 서태주 역을 맡았지만 마동팔 검사 최민식, 해결사 조필 송강호, 재떨이 박상면은 물론 랭보 박광정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명도 빼놓을 수 없는 활약을 벌였고 그 활약이 영화 전체의 스토리에 녹았다. '군상 드라마'라고도 표현되곤 하는 이 시스템의 영화들이 이후에도 몇 번 시도됐지만 상업적으로는 큰 성과를 보였던 < 해운대 > 이외에 그리 주목할 만한 작품들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한 두 명의 톱 스타'에 의존하지 않는 영화들이 각광받는 이유는 가장 먼저 배우 '저변의 확대'다. 사실상 <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 만 해도 최민식과 하정우의 투톱 영화처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마케팅적인 주연의 배분이었을 뿐, 영화가 개봉되고 호평과 히트를 기록한 후 가장 크게 조명 받았던 배우들은 크지 않은 역할이었던 검사 역의 곽도원과 창우 역의 김성균이었다.

최동원과 선동열의 대결을 그린 만큼 조승우와 양동근의 대결로 보였던 < 퍼펙트 게임 > 에서도 관객들에게 가장 큰 인상을 심어준 배우들은 김용철 역의 조진웅과 박만수 역의 마동석이었다. 감독들도 과감해졌다. < 퍼펙트 게임 > 에서 관객들이 가장 중요한 반응을 보였던 부분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박만수가 동점 홈런을 쳐냈을 때다. 감독들은 이제 '주연을 가리는 조연'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게 '뛰어난 연기 실력'을 갖춘 배우들의 진영이 두터워졌다는 것이 바로 '집단 주연 시스템'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한국 영화들이 꾸준히 한 두 명의 톱스타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의 주조연을 육성해온 결과가 낳은 긍적적인 측면이라고 볼 수 있다.

칼럼니스트 조원희 owen_joe@entermedia.co.kr

[사진=영화 < 도둑들 > , < 어벤져스 > , < 넘버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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