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 한국음식으로 중국 창업을 거듭한 한국인 량대렬 사장
10여년간 한국음식으로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할빈의 교동가(桥东街)를 ‘한국거리, 량씨거리’로 만들려는 포부로 일편단심 ‘맛’으로 승부하고 있는 ‘할빈 량로반(哈尔滨梁老板, 왕훙 이름)’의 인기가 드높다. 그가 바로 중국에서 창업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인 량대렬(41) 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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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한국 어학연수 교환생으로 할빈공정대학과 인연을 맺은 량대렬 사장은 2011년에 대학교 부근에 작은 가게를 임대내여 한국음식점을 차리면서부터 중국에서 창업의 꿈을 펼치게 되였다. 마침 그때가 한류를 타고 한국음식이 중국에서 알려지기 시작한 때라 음식점은 처음부터 손님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크게 인기를 모았다.
“작은 음식가게가 운 좋게 대박나게 되면서 당시 대학교 내에도 한식점을 차렸는데 장사가 잘되여 대학교 부근에 한국 음식점만 모두 20개로 늘였고 불고기집, 편의점, 스탠드바 등도 함께 경영하게 되였습니다. 그리고 길림, 심양, 남경, 대경 등 여러 지역에 가맹점도 10개 넘게 있었습니다”라며 량사장은 첫 스타트가 아주 좋았다고 했다.
사업이 승승장구로 발전을 거듭하면서 량대렬 사장의 창업 꿈은 더 커갔다. 그는 또 할빈 하서만달(哈西万达)에 강아지카페, 편의점 점포를 마련했는데 인테리어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코로나가 번지면서 그의 사업은 직격탄을 맞게 되였다. 한순간에 생각지도 않게 닥친 일이라 어쩔수 없이 대부분 가게를 접고 지금의 량씨국밥집(梁氏汤饭), 량씨불고기집(梁氏烤肉)과 스탠드바를 남기게 되였다.
‘성공 앞에 포기는 없다’고 량사장은 다시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힘들었던 시기를 생각하면 아직도 울먹여진다는 량대렬 사장은 “가장 힘들었을 때 사실 모든 사업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힘든 시기에도 시대 흐름을 잘 파악하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 시기, 중국에 1인미디어가 흥행하기 시작하면서 저는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저의 음식을 알리고 팔고 싶었습니다”라며 다시금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코로나 시기에는 주로 반찬 위주로 음식을 배달해 팔면서 고비를 넘겼는데 소홍서(小红书), 콰이서우(快手), 더우인(抖音)에 제가 직접 음식을 먹는 동영상을 찍어 매일 같이 올리면서 저의 음식점만의 특색 메뉴를 많이 알리게 되였고 매일 10시간씩 라이브 커머스(直播带货)를 진행하면서 그나마 남은 가게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약 40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는 ‘할빈 량로반’은 소홍서, 콰이서우, 더우인, 위챗 등 플랫폼에 음식을 먹는 영상을 올려 한달에 500만-10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가게 음식홍보에 적극 나섰다. 그가 올린 대부분 영상을 보면 량사장은 중국어에도 아주 능통하다.
하여 요즘은 영상을 보고 가게를 직접 찾아오는 외지 손님들도 부쩍 늘었다. 그리고 외지에 출장을 가면 ‘량로반’을 알아봐주고 반겨주는 ‘팬’이 있을 정도로 요즘 ‘왕훙’으로 알려진 량사장은 사업에서 더욱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과 같이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량사장에게 또 다시 기회가 온 것이다.
지난 ‘5.1’절 기간에는 량씨국밥집과 량씨불고기집의 17개 테이블이 하루에 8번씩 손님을 맞이할 정도로 경기가 원래의 절반 정도는 회복된 셈이라며 량사장은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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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팔로워가 ‘돈’입니다. 동영상 플랫폼의 힘을 빌어 앞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계속 진행하면서 음식점을 다시 잘 경영해보고 싶습니다. 또 오리지 한국음식의 전통적인 ‘맛’에 올인해 저의 음식점만의 특색으로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싶습니다.”
‘여기에 없는건 한국에도 없다’라는 음식점에 걸린 문구만 봐도 일편단심 한국의 ‘맛’으로 손님을 흡인하려는 량사장의 뜻을 읽을 수 있었다. 하여 그는 계속해 신메뉴를 개발해 한국음식의 다양한 맛을 선보이고 있으며 음식재료는 주로 한국의 원재료를 사용하고 양념장과 김치, 순대 등은 한국 전통방법으로 자신이 직접 만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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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씨국밥집, 량씨불고기집과 가까운 곳에 최근에 새로 개업한 편의점에 가보니 전부 한국상품 위주로 다양한 상품이 분류별로 잘 진열되여 있었다. 그리고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여러가지 라면 끓이는 기계가 한눈에 띄였고 간단히 식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여 있어 언뜻 한국에 온듯한 느낌을 안겨주었다.
“할빈에서도 한국 음식문화를 느낄 수 있게끔 신경을 써봤습니다. 상품을 파는데만 그치지 않고 한국 음식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한국음식의 맛을 낼 수 있는 여러가지 양념장을 만들어 양념장공장을 차리는 게 저의 꿈입니다.”
중국 사위로 쌍둥이딸을 본 량대렬 사장의 중국 창업꿈이 앞으로도 탄탄대로로 이어지길 희망해본다.
/함은희 리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