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스페인 대사관의 안토니오 가르시아 레보야르 참사관은 한 달 전 서울에 부임했습니다. 스페인 경제상무부에서 일하던 그는 '한국으로부터의 투자 유치'라는 특명을 받고 왔습니다.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기업, 땅, 채권 등 모든 것이 저렴해진 지금이 스페인에 투자할 적기라는 겁니다.
그는 "긴축 재정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와 카탈루냐 분리 독립 같은 자극적인 뉴스가 주로 외신에 보도되는 사이 세계 투자자들이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스페인 기업과 정부는 유로존 안에서의 무관세 무역에만 안주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연이은 재정 위기로 유로존 경제가 붕괴한 후 스페인 정부와 기업은 위기 극복을 위해 유럽 밖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최근 유로존 이외 지역에 대한 스페인의 수출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6월과 7월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와 18%가 늘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최근 한국을 중국, 일본과 함께 '12대 우선 투자 유치 대상국'에 포함했습니다. 한국의 기업이나 개인이 스페인에 투자하려고 하면 전보다 많은 인센티브를 주고서라도 이를 유치할 자세가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레보야르 참사관은 "스페인 와이너리만 해도 경제 위기 전보다 40~50% 싼 매물이 수도 없이 나와 있다. 대부분 지자체는 사고팔 때의 모든 세금을 감면해 주니 개인들도 투자할 만하지 않은가"라고 했습니다. 그는 스페인 기업들은 언어가 같은 남미(南美) 국가에 대부분 진출해 있기 때문에 만일 스페인 기업에 투자한다면 남미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재정 위기를 맞아 고전하는 중에 '위기는 기회'라는 원칙을 세일즈하고 있는 스페인 정부의 노력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