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의원실 제공(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구상나무,섬초롱 꽃, 장수만리화, 한라비비추, 털중나리)
섬초롱 꽃은 우리나라 울릉도에만 살고 있는 특산식물로 연한 자주색 꽃을 피운다. 그러나 이 꽃의 학명에는 '다케시마'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일제강점기 때 한반도 고유식물을 연구한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가 우리 고유꽃에 일본식 학명을 붙였기 때문이다. 금강초롱꽃도 우리나라에서만 나지만 학명이 하나부사(일본어로 ‘꽃송이’라는 뜻)로 돼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식물학자들은 국내에서 채집한 상당수의 기준표본을 일본으로 보내, 식물 연구의 '족보'가 되는 기준표본을 소유했다. 섬초롱꽃과 금강초롱꽃은 한반도 고유종으로 한반도와 부속도서 및 영해를 포함한 지역에서만 분포·서식하는 생물종이다.
민주통합당 홍영표 의원은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연관이 조사한 ‘고유 생물자원의 해외 반출 및 소장 현황’을 18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 생물자원은 주로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중반까지 한반도 전역에서 채집돼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생물자연관은 국가 및 기관별, 종류, 표본수 파악한 결과('08~'12.9)국외 7개국 24개 기관에서 한반도 고유/자생종 표본 약 2만 4천여 점의 소장 사실을 확인했다.
이렇게 고유종이 외국에 반출된 이후 품종 개량돼 생체 및 종자의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 것이 상당수다. 미국,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및 네덜란드에서 한반도 생물자원이 상업화 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섬초롱꽃은 북미지역(미국, 캐나다)에서 개당 약 4달러 ~ 13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라산과 지리산에 사는 우리 고유종인 구상나무는 유럽으로 건너가 개량작업을 거쳐 유럽·미국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용되고 있다. 종의 재산권은 미국이 갖고 있다.
최근 식물자원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면서, 해외에 반출된 국내 고유식물 표본 파악과 그 활용에 대한 추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토종생물자원은 잠재적인 경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 상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전 세계 생물자원 시장 규모는 2000년 이후 매년 평균 11%씩 증가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370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또 생물다양성 시장은 탄소시장의 8배에 달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은 2010년 생물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나고야의정서를 체결했다. 나고야 의정서에는 유전자원과 관련지식으로부터 파생된 이익을 공유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나고야의정서가 수년 내에 발효되면 외국에서 거래되는 한국 고유종에 대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2011년까지 등록한 동식물 고유종은 2177종이며, 같은 해 「한반도 고유종 총람」발간한 바 있다.
[머니투데이 이슈팀 홍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