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사회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한국 지폐는 ‘아동노동’ 착취로 만들어진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6.15일 12:15
[한겨레] 조폐공사, 수치심을 가져라

대우인터내셔널과 합작해 우즈베크서 지폐 원료 공급회사 운영

확보 물량 대부분 현지 아동노동으로 생산된 면펄프

지갑을 열고 1천원짜리, 1만원짜리를 꺼내보자. 우리가 매일 쓰는 이 지폐가 우즈베키스탄 아이들의 눈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9월 목화 수확이 시작되면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학교 문을 닫는다. 많게는 200만 명의 아이들이 정부가 통제하는 목화 농장에 동원되기 때문이다. 수확 할당량(10~50kg)을 채우지 못한 아이들은 야단을 맞거나 체벌을 당하지만 퇴학을 당할까봐 목화밭을 떠나지 못한다.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못한 채 강제노동에 나선 아이들은 만성적인 영양실조와 간염, 호흡기 질환 등 질병에 시달린다.

2011년 기준으로 세계 6위의 목화 생산국이자 5위의 목화 수출국인 우즈베키스탄은 목화의 생산과 거래를 정부가 철저히 관리한다. 농민들이 개별적으로 외국에 목화를 팔면 형사처벌을 받을 정도로 통제가 엄격하다. “아동노동은 세계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우즈베키스탄은 국가 주도하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아동을 강제노동 현장에 동원해 얻는 모든 이익은 22년간 장기 집권한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과 그 일가에게 돌아가고 있다.”(공익법센터 ‘어필’ 정신영 변호사) 우즈베키스탄의 아동노동은 2008년부터 사회문제로 떠올라 유럽과 미국은 우즈베키스탄 면화로 만든 직물 거래를 중단했다. 핀란드 대표 섬유회사 마리메코,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 영국 테스코 등이 그랬다.

반대로 한국조폐공사는 2010년 9월 대우인터내셔널과 합작해 우즈베키스탄에 ‘글로벌콤스코대우’(GKD)라는 회사를 설립한다. 지폐·수표·상품권 등 은행권 보안용지의 주원료인 면펄프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서다. 합작회사의 지분은 조폐공사가 65% 보유하는데 공장 운영도 맡고 있다. GKD는 2012년 6월까지 1276t의 면펄프를 판매했는데, 그중 1076t을 조폐공사가 사들였다. 박원석 의원(진보정의당)은 “아동노동을 금지하는 국제노동기구 협약에 명백히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국제노동기구(ILO)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가입했고 아동노동금지협정에도 찬성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2011년 이렇게 지적했다. “당사국(한국)은 아동노동을 하고 아동권을 상당히 침해한 것으로 ILO의 조사를 받은 나라에서 상품을 수입하고 있다.” 특히 조폐공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로 약속한 국제협약 ‘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한 공기업이다. 협약의 10대 노동 원칙에는 ‘기업은 아동노동을 효과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아동노동은 과거의 일이라고 주장한다. “2012년 3월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아동노동 착취 근절을 위한 시책을 발표했다. 총리는 목화 수확시 초·중·고교생 동원을 엄격히 금지하라고 명령했다.”(주 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관에서 조폐공사에 보낸 답변서) 정신영 변호사는 고개를 저었다. “우즈베크 정부는 아동노동 현황을 보고해오던 인권단체 회원을 2012년에 체포했고 ILO의 모니터도 거부하고 있다. 아동노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증언은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6월12일 세계아동노동반대의 날을 앞두고 인권단체들이 “아동노동으로 수확한 우즈베키스탄 목화의 사용을 조폐공사가 중단하라”며 캠페인을 시작했다. 온라인 서명(www.avaaz.org)에 이어 지난 6월8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는 사진전이 열렸다. 우즈베키스탄 아이들의 눈물을 우리가 닦아줄 수 있을까.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100%
10대 0%
20대 0%
30대 67%
40대 33%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경준해 연변서 조사연구시 강조 5월 9일-11일, 성위서기 경준해는 연변에 가서 조사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습근평 총서기가 새시대 동북 전면진흥 추진 좌담회의에서 한 중요한 연설 정신을 깊이있게 관철하고 ‘4대집군’ 육성, ‘6신산업’ 발전, ‘4신시설’ 건설에 초점을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2024년 연변주 및 연길시 재해방지감소 선전활동 가동

2024년 연변주 및 연길시 재해방지감소 선전활동 가동

5월 11일, 2024년 연변주 및 연길시 ‘전국 재해방지감소의 날’선전주간 가동식이 연길시 종합재해감소주제유원에서 있었다. 올해 5월 12일은 우리 나라의 제16번째 전국 재해방지감소의 날이며 5월 11일부터 17일까지는 재해방지감소 선전주간이다. 올해의 주제는 ‘모

룡정시, 해란교 개조 보강 공사 시작

룡정시, 해란교 개조 보강 공사 시작

5월 10일, 룡정시는 해란교의 개조 및 보강공사를 시작했다. 해란교는 1990년대에 설계되여 건설되였는데 지역 경제의 부단한 발전과 교통운수량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 다리의 설계하중을 점차 초과하여 교체의 일부가 파손되였으며 현재는 C급 위험한 교량으로 평가

연길시, 문명행위 촉진의 달 본격 가동

연길시, 문명행위 촉진의 달 본격 가동

5월 11일, ‘연길시 문명행위 촉진의 달’ 가동식 및 ‘고액 혼수를 배척하고 문명한 결혼 풍속을 제창한다’는 주제선전활동이 중국조선족민속원에서 열렸다. 연길시당위 선전부 부부장 윤춘화가 상황 소개를 하고 있다. 가동식 현장의 한 장면 2021년 12월 〈연변주 문명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