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한국인 선모씨(36)는 '조건만남'을 통해 여성과 종종 잠자리를 가졌다. 조건만남은 인터넷 채팅 등에서 알게 된 여성에게 성관계를 전제로 돈을 제시한 뒤 양쪽 '조건'이 맞으면 모텔 등에서 만나 잠자리를 갖는 불법 성매매행위다.
지난해 6월부터는 조건만남을 통해 쾌락뿐만 아니라 주머니까지 채우고자 했다. 성행위 장면을 몰래 찍어 인터넷에 팔면 돈이 될 것 같았다.
선씨는 2011년 5월 인터넷에서 산 20만원짜리 안경형 카메라(스파이캠)를 이용해 여성들과 잠자리를 영상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조건만남을 통해 만난 여성뿐만 아니라 성매매 업소에 직접 찾아가 촬영을 시도하기도 했다.
'몰카'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지만 결과물이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어두운 모텔 방에서 촬영된 화질은 그다지 좋지 않았고 동영상이 자주 흔들려 몰입도가 떨어졌다.
지난 8월 성능이 좋아진 스파이캠을 38만원에 사 몇 차례 '테스트'했지만 안경형 카메라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어 9월에는 이같은 단점을 보완해 줄 '자동차 리모컨형 몰카'를 구입해 침대 옆 탁자 위에 놓고 성행위 장면을 찍는 등 선씨의 '촬영기법'은 나날이 진화했다.
선씨는 이렇게 찍은 동영상을 자신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한 채 총 9편을 유료 웹 하드디스크에 올렸다.
그러나 '본전'도 못찾았다. 선씨가 해당 영상을 올려 얻은 수입은 고작 4000원이었다.
선씨가 찍은 동영상을 다른 네티즌들이 다운 받은 뒤 다시 업로드하는 과정이 되풀이 돼 '최초 유포영상'은 별 의미가 없게된 탓이다.
4000원과 맞바꾸기에는 여성들의 피해와 선씨의 범죄내역은 너무 크고 넓었다. 선씨는 인터넷 음란물 단속을 벌이던 경찰에게 꼬리를 잡혔다.
한국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 12일까지 조건만남 등을 통해 만난 여성 14명과 가진 잠자리를 몰래 촬영하고 그 중 9건을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선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음란물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또 다른 범죄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DNA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고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