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29일 5박7일 일정으로 이어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네덜란드·독일 방문은 박근혜정부 외교력의 시험대일 뿐 아니라 박 대통령 개인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과 한·미·일 및 한·중 정상회담, 독일 국빈 방문 등 굵직굵직한 외교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지만, 이번 방독은 꼭 50년 전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 그리고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가 걸었던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우선 23∼25일 네덜란드 헤이그 체류 기간 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빡빡한 일정 속에 고도의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24∼25일 이틀간 진행되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전임 의장국 정상 자격으로 개막식 연설을 하는 등 핵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과 핵무기 비확산 등 핵안보 관련 국제 협력 논의에 중심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회의 기간 중에는 핵안보 외에도 한국과 직결되는 중요한 외교 이슈들이 논의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우선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북한의 핵 위협뿐 아니라 크림 반도를 강제 합병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한·러 관계를 정상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한·미·일 공조가 중국을 소외시키지 않도록 해야 하는 상황이다.
독일 국빈 방문은 양국 경제 협력과 통일 관련 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방독 기간 중 박 대통령이 일종의 구체화한 통일 구상을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 박 대통령은 방독 기간 중 요아힘 빌헬름 가우크 독일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뿐 아니라 독일 통일 당시 관여했던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등을 두루 만날 계획이다.
특히 베를린 방문 일정은 50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발자취와 맞닿아 있다. 박 대통령은 부친이 그랬던 것처럼 브란덴부르크문과 베를린시청 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오남석·박세영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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