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류 거세 수거 상당한 시일 소요
정밀 촬영 위성도 큰 도움 못돼
인도양 남부에서 진행 중인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편명 MH 370) 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현지 해류 및 기상 여건이 워낙 나쁜 데다 설령 위성사진에서 포착한 24m짜리 물체를 수거하더라도 실종기 잔해인지는 불확실하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호주와 미국, 뉴질랜드는 이날 서부 퍼스에서 서남쪽으로 2500여㎞ 떨어진 인도양 남부 해역에 5대의 항공기를 투입해 이틀째 수색작업을 벌였다. 노르웨이 상선과 영국 군함 등도 이날 이곳에서 수색 작업을 개시했다. 말레이시아 해군은 정찰헬기 3기를 탑재한 군함 6척을 현지로 급파했으며 중국도 퍼스에 정박해 있는 쇄빙선 쉐룽(雪龍)호를 보낼 예정이다.
앞서 호주 당국은 미국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제공한 인도양 남부 해역 위성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지난 16일 촬영분에서 MH 370기의 것으로 보이는 물체 2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위성사진에 포착된 물체가 이곳을 지나는 선박에서 떨어진 컨테이너일 수도 있지만 실종기 잔해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2009년 대서양에 추락한 에어프랑스 447기 수색작업에 참여했던 데이비드 갈로는 “크기로 볼 때 MH 370의 꼬리날개 부분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물체를 수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정찰기들은 수색 구역까지 4시간을 비행해 도착한 후 연료 문제로 2시간 정도를 수색하고서 돌아오고 있다고 호주 당국은 전했다. 선박이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 해당 해역에 있는 선박은 육안과 쌍안경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레이더 등 탐지 장치를 갖춘 선박이 현장에 도착하려면 앞으로 4∼5일이 지나야 한다. 지상의 자동차 번호판까지 읽을 수 있다는 정찰위성도 수색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한 위성 전문가는 워싱턴포스트에 “시속 110㎞로 달리는 차 안에서 쌍안경을 들고 동네 모든 편지함을 훑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설령 이 물체를 수거해 실종기 잔해라는 것을 확인하더라도 실종 원인을 밝히기까지 갈 길이 멀다. 기체와 블랙박스 위치를 파악해야 하는데 이곳 해역 수심은 평균 2500m에 달하기 때문이다. 5년 전 에어프랑스 447기 추락 당시 수색팀은 실종 5일 만에 추락지점을 확인했지만 기체가 3900m 해저에 위치한 까닭에 이를 인양, 추락 원인을 밝히는 데만 2년이 소요됐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