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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수필 배고팠던 불행은 행복이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06.03일 14:32
  (북경) 리정수

  언제부터인지 거리에 살찐 사람들이 많이도 보인다. 남성들의 경우는 그래도 뚱뚱하면 품위가 있어 보이나녀성들은 내가 남자라는 리유 말고도 미안하지만 임심했을 때만이 품위가 있이보인다. 품위라는사전적의미가 “인간이 가지는 절대적 가치로서 스스로 존경을 요구하는 특질”을 뜻한다면 임신부들은 자기들만이갖는그‘절대적 가치’로 남성들의 존경을 요구할만 하다. 위대한 인간을 잉태하는그 성스러운 일을 위해서 뚱뚱해진다는것이 얼마나 부러움을 자아내고 또 그만큼 성스러운일인가. 임신부는 위대하다. 그러나임신을 하지 않고 살이 찐 녀성은 대개 얼굴의 생김새와는 관계없이 미워보인다. 적어도 당나라 때와는 다르니 예뻐 보이지는 않을것이다. 백화점에 가보면 녀성들의 화장품이 많기도 하다. 그런데 그 많은 화장품들도 뚱뚱한 녀성들에게 있어서는 실효가 적은가보다. 그런것을 아는 녀성들은 남성들에게 비장한 결심을 보인다. 어느 아가씨는 련 며칠 밥을 안먹다가 기진맥진하여 쓰러졌다는둥, 어느 아가씨는 다이어트약을 먹고 련 며칠 토했다는둥, 하여튼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는 줄줄 나온다. 역시 남성들은 할수 없는일이다. 위대하다고할가, 존경스럽다고 할가. 그런데 그게 그렇게 잘 되여주지를 않는다. 누가 우리의 아가씨들을 이렇게 못살게 구는가? 답은 오직 하나, 부(富)이다. 잘 사니 잘 먹고, 잘 먹으니잘 배가 부르고 잘 배가 부르니 잘도 살이 찌는것이 아닌가. 이 점에 있어서는 프랑스 파리의 녀성들이 부러울만 하다. 파리에 가보면 거리에 날씬한 녀성들이 아주 많다. 파리의 녀성들은 세계적으로도 다이어트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녀성들이라고들 한다. 파리 시내에서는 뚱뚱한 녀성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참 고마운 일이다.

  우리는 지난날 너무도 어려운 생활환경에서 잘 먹지 못하면서 불행하게 살아온 관계로 잘 먹으면 행복할것으로 착각을 했었지만 행복이라는것이 무조건 잘 사는것과 정비례되는것은 아닌상싶다. 이 세상에 돈 있고불행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으며 또 돈 없어도 행복한 사람들이 얼마나 수두룩한가. 오늘날의 어린이들은 집에서 작은 왕노릇을 하며 별로 못먹어보는것이 없다. 그런데 그들이 정말로 먹는 복이 있을가. 배고픈줄도 모르고 매일마다 먹는것이 아이스크림, 쵸콜렛, 고기라고 해도 이들이 식(食)에서 느끼는 복이 있으면 얼마나 있으랴. 행복이란 어쩌면 비교되는 대상속에서만 가능한것이리라. 매일과 같이 잘 먹을 때 식(食) 그 자체에 행복이란 있을수 없다. 루쏘가 말했던가. “당신이 필요로 하는것인데 없으면 그 자체가 바로 행복의 불가결의한 요소”라고. 이 말은 다른말로 표현하면 먹고싶은데 먹고싶은것이 충족하지 않을때, 그래서 배가 고플 때 그 배고픔이 행복에 있어서의 불가결의 요소로 된다는 말로 해석된다. 우리의 어린이들이 우리가 자랄 때보다 어떨가? 지극히 어려운 살림에 아빠가 출장길에 사다준 사탕을 형제들끼리 조금씩 나누어먹는 그 순간은 행복이라면 행복이였다. 그렇게 먹고싶었던-필요로 했던 사탕인데 아빠가 사다준것이다. 가을철이면 숯불에 감자랑 구워먹던 그 순간도 행복이라면 행복이였다. 한창 먹을 나이에 불에, 그것도 숯불에 구워 먹는 감자는 훌쭉한 배이기에 더구나 맛있었다. 해란강가에 나가서 물고기를 잡아먹던 그 순간도 행복이라면 행복이였다. 고기를 잡느라 싱갱이질 하다나니 원래 얼마 부르지 않던 배가 더 허기졌기때문이다.

  어린시절 형제들끼리 밥 먹던 일이 생각난다. 지금은 모두 한 사람이 공기밥 한그릇씩 차려 놓고 먹는경우가 많으나 그 시절 우리들은 큰 대야에 밥을 올려놓고 먹었었다. 그런데 여기에 묘한 방법이 있었다. 자기앞의 밥은 그저 밥술이 들어갈만큼 작게 깊숙히 파고들어가서는 다른 형제들의 “지하”를 침략하는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적게 먹었는데‘밥속’에 들어가서는 서로가 다른 형제들을 ‘침략한'것, 그러니 형제들끼리 음식쟁탈전을 벌리고만것이다. 배가 고파 다른 형제들을 ‘침략’했던 그 시절, 옥수수밥이나마 그렇게 맛있었다. 그런데 요즘의 어린애들이 밥먹는것을 보라. 먹고싶지 않다고 하니 제엄마가 따라다니면서 먹일정도가 아닌가. 배가 고파서 먹는 밥과 배고픈줄 모르다가 먹는 밥은 같은 밥이라고 할지라도 엄청난 미(味)의 차이가 있는것이다.

  인간은 날 때부터 엄마의 배를 비우고 또 비여있는침대에 태여난다. 목숨 하나만을 가지고 이 세상에 오는인간은 그만큼 무엇이나 부족이지만 인간에게는 그런 부족된것을 족하게하는 지혜가 있고 슬기가 있고 힘이 있다. 그래서 인간은 가끔 어떤 일에 만족스러워지는것이고 그러면 또 행복해지는게 아닐가. 그런 인간이고 보면 고도로 물질의 번영을 추구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부족이 우리들 인간에게 가져다 줄수 있는 행복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것이다. 날 때부터 모든것이 족(足)한 인간에게 행복이라는것이 있을수 없기때문이다. 적어도 기성세대들에게는.

  그 시절 이른아침 학교 가는 길에 나서는 어린애들에게 밥곽에 밥을 가득 담아주는 엄마는 밥을 담는것이 아니라 사랑을 담고있었다. 가을철이 되여 대학 교문에 들어서게 되는 자랑스러운 아들딸들에게 적을세라이것저것 마련해주는 아빠, 엄마 의마음은 벌써부터 자식에 대한 근심과 걱정과 그리움으로 차있다. 딸을 출가시키며 트렁크를 채우는 이제 벌써 친정집 엄마로 되는 이의 허전한 마음은 축복뿐이다. 무엇이나 족하게 해주려는것이 세상 모든 부모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그러나 그것이 꼭 행복과 일치한것은 아니다. 시골에서 아빠가 출장길에 사다주는 사탕을 먹고 숯불에 감자를 구워먹고 강가에서 물고기를 잡아먹는 어린이들, 배고팠던 시절 이들의 불행은 진정 행복 그 자체였다.

  그럼 오늘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은 불행하기만 한가. 이들에게도 이들 나름대로의 행복이 따로있는것이다. 맥도날드에 가서 음식과 함께 평시에 아빠, 엄마가 사주지 않던 장난감도 가지고 놀이방에서 다른 어린애들과 함께 즐겨놀고… 만사를 제쳐놓고 즐겁게 노는 이들을 불행하다고 보기에는 지나친 느낌이다. 이러고보면 식(食)이라는 이 자체에 있어서도 이전의 어린이들은 배고픔을 달래는데 행복이 있었고 오늘의 어린애들은 배고픔을 달래기보다는 그런 음식을 먹음으로써 노는데 더 즐거움이 있지 않을가. 조기교육이요 뭐요 하면서 늘 놀이가 부족된 아이들인데 그걸 잠시나마 만족시켰으니 역시 이들도 행복한것이다.

  거리에 살찐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부의 세계에로 가고있는 우리들은 적당히 부족된 삶을 사는 련습도 해가며 살 지혜가 필요하다. 현대인이 그렇게도 오래동안 갈망했던 행복이 아직까지도 찾아오질 않는것은 행복이라는것이 거부기처럼 늦은 발걸음을 떼서가 아닐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분명히 행복이라는것을 착각하고 있었기때문이리라. 쉬운 도리지만 뒤늦게 깨닫게 되는것은 인간의 아이큐가 낮기때문이 아닐것이다.

  우리가 너무도 부족된 생을 사는데 습관돼 있었기때문이다.

  비우며 사는 인생, 그런 인생이 그립다.

  배고팠던 불행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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