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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칼쏘피의 재현/연영미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03.23일 10:13

◎연영미

며칠전, 이런 뉴스를 접하게 됐다. 한국의 한 50대 로숙자가 고의적으로 지하철에서 일회용 컵 등 쓰레기들을 모아 불을 질렀다는것이다. 경찰의 조사에 답한 그의 말이 사람들을 경악케 했다. 이틀동안 라면 하나 먹은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그래서 차라리 감옥에 들어가고싶었다고… 적어도 감옥은 세끼의 밥을 주지 않느냐고 했다.

이 기사를 보는 순간, 나의 머릿속에는 전에 읽었던 오 헨리의 단편소설《경찰관과 찬송가》의 주인공 쏘피가 떠올랐다. 사회의 하층에서 허덕이던 쏘피가 고의적으로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가려고 했던 것이다.

맨 처음에는 고의적으로 식당에 들어가서 배 두드리며 먹고 돈을 내지 않는다. 그러나 생각밖으로 문밖에 쫓기기만 할뿐 감옥에 들어가지 못했다. 두 번째는 또 고의적으로 지나가는 여성을 희롱한다. 그러나 그 여성은 기다리기라도 했다는듯 소피에게 찰싹 달라붙는다. 워낙 그는 창녀였던것. 그리하여 세번째의《위대한 계획》을 펼치는데 소피는 극장앞에서 마구 술주정을 부려 질서를 혼란하게 만든다. 경찰은 곤봉을 들고 달려왔지만 시민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이건 하트포드대학을 냉점으로 격파하고 승리를 축하하는 예일대학생의 무도야. 시끄럽지만 방해될 건 없어. 그들은 내버려두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고 있어.》

다행히도 소피의 치안방해는 경찰 망에 걸려들지 않게 되였다.

마지막으로 네번째에 진짜 법에 걸릴만한 우산도적을 시도했는데 그《우산주인》 역시 도적이여서 오히려 사과만 받는다.

정말 너무도 묘하게 엇갈려 나가는 《리상》과《현실》이다. 겨울을 나기 위해 그자들이 《포승》에 얽히기를 그렇게도 원했건만…

네번의 《위대한 계획》이 모두 실패한 후에야 소피는 교회당종소리에 깨끗한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보려는 새로운 리상을 가진다. 근데 이때 아무런 죄도 없이 소피는 경찰에게 잡혀 3년동안 섬감옥에 감금된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섬감옥에 가는것은 소피의 최대리상이였으나 무능한 경찰과 사회의 혼란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소피가 자기의 노력으로 떳떳이 살아가려는 새로운 리상을 세우고 그것을 위해 분투하려 할 때 섬 감옥에 가야하는 소피의 운명으로 사회상을 폭로했다.

내가 읽은 기사가 소피의 네번의《위대한 계획》과 다른 점은 단 한번에 성공했다는것이다. 그러니 경찰의 무능함을 탓할 수는 없는 일. 하지만 우리의 사회상은 이 노숙자의 행위로 또 한번 폭로됐다.《오 헨리식 정절》을 이루기 위해 만든 반전의 이야기들이 우리 현실에서 일어나고있으니 말이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면서도 배곯지 않으며 나기 위해 많은 사랑의 손길이 닿고 있다고 늘 전해지고있지만 이런 사랑의 손길이 사회 구석구석에 다 닿고 있는것은 아니다. 두 자녀와 안해가 있지만 오래전에 이미 헤어진 상태인 이 노숙자는 벌써 몇년을 이렇게 노숙생활을 해왔다. 사회는 그에게 가정의 중임을 떠멜 기회를 더 주지 않았다. 오늘날 취직이 어려워져 갓 대학을 나온 졸업생들도 몇 년씩 집에서 빈둥대기가 일쑤인데 50대 나이에 한 가족을 다 먹여 살려야 할 돈을 벌기도 쉽지 않았을것이다.

뉴스기사는 이 50대의 로숙자 한사람으로부터 전반 사회상을 보여준것이 아닐까? 로숙자는 한국인이었지만 우리 이곳에도 이렇게 인생을 포기하려는《소피》들이 있다. 아직도 얼마나 많은 소피가 살고있는지 짐작할수 없다. 오 헨리가 작품을 쓴 시대는 19세기이지만 그때의 주인공모습과 오늘의 주인공모습이 별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두세기를 넘긴 지금까지 사회는 많은 발전을 가져왔지만 어쩌면 그 발전이 너무 편면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그런 놀라운 발전으로 인해 이 사회에서 버려진 사람들이 더 많아진것은 아닐까? 빠른 사회발전에 겨우 발맞춰 끌려가다가 나중에는 아예 그 걸음을 따르지 못하고 포기해버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지 말았으면 좋겠다. 사지가 멀쩡한 사람이면 그래도 힘써 일할 수 있는 기회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누구나 다 울지도 웃지도 못할 이런 현실이 우리의 각성으로, 사회의 진보로 하루빨리 개변될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편집/기자: [ 김태국 ] 원고래원: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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