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양 칠보산호텔
최근 미국 언론으로부터 북한 해커들의 비밀기지로 지목받은 선양(沈阳)의 호텔이 자국 언론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环球时报)는 8일 기자가 직접 칠보산(七宝山)호텔을 방문해 내부 사정을 취재한 르포 기사를 게재했다. 지난 7일, 미국 CNN은 2004년 탈북한 IT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북한 정찰총국 산하 사이버지도국(121국)이 선양에 비밀거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선양 칠보산호텔이 중국 내 거점 중 한 곳"이라고 보도했었다.
칠보산호텔은 북한과 중국이 합자 설립한 호텔로 북한이 해외에 유일하게 투자해 설립한 4성급 호텔이다. 2000년 개장한 이 호텔은 15층 규모에 160개 객실을 갖추고 있다. 2011년부터는 훙샹(鸿翔)실업그룹이 관리를 맡아 2012년 5월 재개장했다. 현재 출자비율은 북한이 70%, 중국이 30% 가량 되며 호텔 직원은 절반이 중국인, 절반이 북한인이다.
칠보산호텔 종합판공실 자오웨쑹(赵岳松) 주임은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해커가 칠보산 호텔에서 활동한다는 주장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자오 주임은 "중국의 성급 호텔 네트워크는 관련 부문의 네트워크 검열을 거치게 돼 있다"며 "만약 우리 네트워크를 통해 이상 공격행위가 있었다면 기자보다 공안부문이 먼저 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오 주임은 "중국의 4성급 호텔인 칠보산 호텔이 북한의 해킹기지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중국 공안의 이상 여부 모니터링 대상인 호텔 내 인터넷 접속 포트를 사용해 사이버 공격 행위가 있었다면 기자보다 경찰이 먼저 달려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양시공안국 공공정보인터넷안전정찰대대 관계자 역시 "호텔이나 피시방 같은 공공장소의 인터넷 접속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고 해당 장소 관리자들에게 실명정보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모니터링한 데이터에서는 어떤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오 주임은 호텔 직원 중 북한인을 채용한데 대해서도 "호텔의 특색을 보여주기 위해 40명의 북한 직원을 쓰고 있다"며 "이들은 모두 북한에서 정식으로 파견된 근로자들이며 3년간 근무하고 나서 귀국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외부 언론이 칠보산호텔을 북한의 비밀거점으로 지목한 데 대해 북한 관료와 무역일꾼들이 선양을 방문하면 거의 이 호텔에 투숙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칠보산호텔 관계자는 "이 곳에 오는 북한인들은 한 방에 여러명이 묵는 것을 선호하며 많을 때는 7~8명이 바닥에 침구를 깔고 묵는 적을 본 적도 있다"며 "(북한인들에게) 선양에 가면 반드시 칠보산호텔에 숙박해야 하는 그들만의 규정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중국사회과학원 아태글로벌전략연구원 퍄오젠이(朴键一) 연구원은 "칠보산호텔의 북한측 투자자는 군대인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사람 대다수가 이 호텔에 묵는 이유는 중국 호텔에 묵으면 비용을 청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종종 북한에서 온 친구들을 대접하는데 이들에게 중국 호텔을 잡아주면 매우 좋아한다"며 "이는 자금문제 때문으로 외화가 부족한 북한은 외국기업에 돈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