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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보존제 독성, 발견한 건 놀랍게도…

[기타] | 발행시간: 2012.04.11일 03:19

국내연구팀 토종동물로 독성확인 시험 붐

[동아일보]

《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화장품이나 의약품, 식품 등에 함유된 ‘부틸파라벤’이란 화학물질이 신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부틸파라벤은 변질을 막기 위해 화장품, 의약품 등에 첨가하는 보존제다. 그동안 부틸파라벤은 안전한 물질로 여겨져 독성을 확인하는 연구가 전무했다. 특별한 사용 규제도 없었다. 부틸파라벤의 새로운 독성효과를 발견한 것은 놀랍게도 전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토종 무당개구리(Bombina orientalis)’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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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종 무당개구리는 독성 찾는 탐정

10일 환경부에 따르면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한양대 계명찬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토종 무당개구리 배아를 이용한 생태독성 시험기술을 최근 개발했다. 연구진이 토종 무당개구리 배아(胚芽)를 각종 화장품, 의약품 등에 넣자 부틸파라벤으로 인해 배아의 두부 형성에 장애가 발생했다. 배아를 부틸파라벤에 넣은 올챙이 머리에는 보통 올챙이와 달리 기형이 생긴 것이다. 일부는 몸이 움직이지 않는 마취효과가 나타났다. 계 교수는 “국내 생태독성 시험 중 가장 고등한 생물을 이용해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종 식료품, 의약품 등에 함유된 화학물질이 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는 연구를 생태독성(Ecotoxicity) 시험이라고 부른다. 인간 대신 다른 생물을 이용해 화학물질이 생식세포 발생부터 출생 후 성장까지 생물체의 생식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신체 기형 등 부작용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을 찾아내 인체에 노출될 경우 발생할 위해성을 사전에 차단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식물이 독성물질 탐정이 되는 셈이다.

○ 미지의 독성물질 찾아내는 탐정들

최근 2, 3년 사이 국내 생태독성 기술은 크게 발전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물벼룩을 이용해 물속 독성물질 함유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물벼룩은 각종 독성물질에 민감해 위험물질이 소량만 남아 있어도 바로 죽어버리는 탓이다. 폐수나 하수의 원액에 물벼룩을 5마리씩 넣고 24시간 내 벼룩의 활동과 사망률을 파악해 물속 독성 농도를 분석해낸다.

토종 민물 새우인 ‘새뱅이’를 이용한 생태독성 연구도 진행 중이다. 독성물질인 펜타클로로페놀(PCP), 중크롬산칼륨에 대한 새뱅이의 반응에 따라 오염도를 측정한다. 국내 연안에서 많이 잡히는 성게를 이용해 바다로 유입되는 유해물질의 독성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도 개발됐다. 유해 물질이 유입된 바닷물 속 성게 수정란의 경우 정상적인 수정란 모습과 다른 점을 이용한 기술이다.

붕어, 송사리, 피라미 등 어류를 이용한 생태독성 시험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별늑대거미와 지렁이를 이용한 토양오염모니터링, 초파리와 꿀벌을 이용한 공기질 등 실내환경오염 분석기술도 개발 중이다. 파래, 개구리밥, 유글레나, 녹조류 등 해양식물을 이용한 생태독성 평가법은 이미 개발됐다. 녹조류가 유해물질 때문에 광합성 능력이 떨어지는 원리를 이용해 하천이나 호수 등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오염사고를 빠르게 알아내는 것이다.

○ 생태독성 시험용으로 수출

생태독성 시험이 가능한 토종 동식물들은 해외로 수출돼 외화벌이에도 큰 몫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문정숙 연구원은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남아프리카산 개구리인 ‘제노푸스’를 독성 시험에 사용해 왔다”며 “제노푸스는 마리당 가격이 20만 원이 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독성 시험종으로 정식 채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노푸스를 수입한 국가마다 문제가 많았다. 제노푸스는 열대종이기 때문에 기후가 다른 국가에서는 배아 생성이 원활치 않았다. 생태독성 시험을 해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토종 무당개구리는 사계절이 있는 한반도에 살기 때문에 어떤 기후에서도 배아 생성이 잘된다. 주변 환경변화에 둔감해 스트레스도 덜 받는 등 생태독성 시험을 하기 쉽기 때문에 실험결과도 잘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토종 무당개구리를 해외로 수출할 경우 효자상품이 될 수 있다고 기술원은 설명했다. 국내에서 개발된 녹조류를 이용한 생태독성 분석 기술은 이미 중국 등에 수출되고 있다. 문 연구원은 “생물자원 상품의 연간 세계시장 규모는 약 1200조 원”이라며 “국내 토종 생물을 이용한 생태독성 연구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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