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된 J 성형외과의 비밀장부, 다시 보실까요.
숫자 앞에 붙은 Z, 이게 바로 브로커에게 돈을 건네줬다는 암호입니다.
Z 뒤에 243이면 243만 원, 118.84면 118만 8,400원이 중국인 환자를 데려온 브로커에게 건너갔다는 뜻인데요.
수술비로 4,400만 원을 받아 브로커에게 2천만 원 가까이 떼어준 경우도 있죠.
이 '브로커'는 어떤 사람들일까요?
상당수 외국인들은 '브로커'에게 모든 비용을 내고 원정 성형을 옵니다.
브로커가 관광코스를 짜듯 숙소도 잡고 수술 일정도 예약해주는 겁니다.
한 대형 성형외과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대형 성형외과 관계자]
"브로커들은 거의 상담하러 들어갈 때부터 같이 붙어 있고요. 수술하기 전에도 같이 있고, 수술하고 나서는 병원에서 호텔까지 데려가 주는 거죠."
환자들은 브로커를 통역과 수술 과정을 돕는 병원의 서비스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문제는 이들 브로커 대부분이 정식으로 환자 유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브로커라는 겁니다.
중국인 유학생이나 조선족, 한국 유학생들이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형외과 상담실장]
"해외에서 연락이 와요. 주위에 환자 많으니까 알선해주겠다고. 유학생도 좀 있는 것 같고요. 불법이잖아요. 저희한테 처음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
지난해 우리나라 성형외과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3만 6천여 명.
2009년, 2천 8백여 명에서 13배나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성형외과 진료 수입도 57억 원에서 1,253억 원으로 22배 급증했습니다.
외국 성형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345만 원)는 전체 1인당 평균 진료비(186만 원)의 2배에 달하는데 이 차액의 상당분이 누구 주머니로 들어가는지 아시겠죠.
'의료 한류'의 열풍을 타고 불법 브로커와 뒷돈을 주고받거나, 수백억 원대 매출을 감추는 일부 성형외과들,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병원이 불법 브로커와 거래하면 제재를 받게 되는데요.
몇몇 양심 없는 의사들 때문에 한류의 위상이 깎이고 '혐한 감정'까지 불러오는 일은 이제 없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