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형자 모습 충격…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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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실수가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면, 인생에 빨간 줄이 그어진 나처럼 살아야 한단다.”(수형자)
“구치소는 결코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다. 우린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이다.”(위기 청소년)
지난 8일 오후 3시쯤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성동구치소.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A(35)씨는 수용 번호가 적힌 푸른색 수의를 입고 5명의 고등학생과 마주 앉았다. 상습적인 지각과 결석, 흡연으로 벌점을 받거나, 소위 ‘일진’으로 불리며 또래들을 협박하고 돈을 빼앗은 학교폭력 가해 학생, 보호관찰을 받은 ‘전과 청소년’ 등으로 구성된 이들의 얼굴에서 이내 장난기 어린 웃음이 사라졌다. 학교 징계위원회에서 특별 프로그램 이수 처분을 받은 학생들이 반성의 시간을 갖고자 성동구치소를 방문한 것. 위기 청소년들의 교화를 위해 교정시설인 구치소가 학생들의 참관을 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는 “살인, 강도만이 범죄가 아니고 친구들을 괴롭히고 돈을 뺏는 것 또한 범죄이고 처벌 대상이 된다”며 “세상과 단절된 이곳에서 살다가 전과자라는 낙인까지 찍혀 나가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달라져야 한다”고 진심 어린 충고를 전했다. 구치소 참관을 마친 B군은 참관 소감서를 통해 “매서운 눈빛을 지닌 수형자들을 보며 정신이 바짝 들었다”면서 “학교로 돌아가 다시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강동Wee센터 관계자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이 장난삼아 습관적으로 혹은 욱하는 마음에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스스로 별거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일조차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명철 성동구치소장은 “학술적 목적을 위해 사법연수생이나 법학도 등이 참관을 신청하긴 하지만 청소년들이 교훈을 얻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학교폭력이나 청소년 범죄가 심각한 수준에 달한 만큼 학교 현장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