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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오프라 윈프리 조선족 트랜스젠더 화제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11.15일 09:42

▲ 김성(오른쪽)이 출연하는 상하이 동방위성TV의 중국판 SNL ‘금야백락문’.

  (흑룡강신문=하얼빈) 13억 중국 대중문화계를 평정한 조선족 여인(?)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중국 랴오닝성 선양(瀋陽) 출신의 조선족 김성(金星·중국명 진싱). 중국 공인 1호 트랜스젠더 방송인이기도 한 김성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성쇼’란 토크쇼로 공전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인기를 몰아 김성은 지난 9월 17일부터 상하이 동방위성TV에서 방영하는 중국판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인 ‘금야백락문(今夜百樂門)’이란 쇼 프로그램의 고정사회자 자리까지 꿰찼다. SNL은 1975년부터 이어져온 미국의 유명 코미디 오락프로그램으로, 한국에서도 플랫폼을 수입해 ‘SNL 코리아’란 이름으로 tvN에서 방영 중이다.

  중국판 SNL에 사회자로 출연한 김성은 중국 최고의 스타들과 함께 만만치 않은 입담과 노래, 춤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7회가 방영됐는데 ‘금야백락문’은 시청률과 인터넷 클릭 수 등에서 중국의 모든 쇼 프로그램 가운데 최상위권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를 통해 김성은 1930년대 상하이 영화 황제 배우 김염(金焰·중국명 진옌), 1980년대 중국 로큰롤의 아버지 가수 최건(崔健·중국명 추이젠) 이후 조선족 출신 중국 대중문화계의 최대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김성은 1967년 랴오닝성 선양에서 태어났다. 9살 때 인민해방군 선양군구의 가무단에 입대해 춤을 배웠다. 해방군 가무단의 일원으로 베이징의 인민해방군 예술학원(대학)을 졸업한 김성은 1988년 중국 국가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아시아문화기금회의 지원을 받아 미국 뉴욕에서 본격적으로 현대무용을 배웠다. 이후 미국, 유럽 등지로 순회공연을 다니면서 이탈리아 로마에서 무용을 가르치기도 했다. 덕분에 김성은 조선족이지만 중국어뿐만 아니라 영어도 막힘없이 구사한다.

  하지만 무용을 하면서 줄곧 성(性)정체성에 혼란을 겪은 김성은 중국에 돌아온 후 성전환 수술을 결심한다. 그의 자서전에 따르면, 5~6살 때부터 남성으로 사는 것을 부자연스럽게 느꼈다고 한다. 결국 김성은 28살 때인 1995년, 베이징의 향산(香山)병원 정형외과에서 성전환수술을 받고 ‘인요(人妖)’가 됐다. 인요는 인간요괴의 줄임말로, 중국어로 트랜스젠더를 뜻하는 말이다. 수술 직후 한때 후유증으로 왼쪽다리 마비증상이 나타나 무용가로서 인생에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김성은 재활운동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베이징현대무용단을 창단해 총감독을 맡았다. 1998년에는 상하이로 무대를 옮겨 자신의 이름을 내건 ‘상하이 김성현대무용단’을 창단해 지금도 단장 겸 총감독을 맡고 있다.

  현대무용만 해오던 김성이 대중문화계에 뛰어들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2011년 상하이 동방위성TV의 ‘무림대회(舞林大會)’란 쇼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중국의 유명 스타들이 등장해 댄스 실력을 겨루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로, 미국의 ‘댄싱 위드 더 스타’ 프로그램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리메이크한 것이다. 무용가 출신인 김성은 이 프로그램에 심사위원으로 등장해 실력에서 나오는 거침없는 비평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후 중국 각지에서 아이를 둔 엄마들이 출연해 춤과 노래 등 자신의 장기를 선보이고 살아온 얘기를 하는 쇼 프로그램 ‘마마미아(媽媽咪呀)’ 등에도 심사위원으로 등장했다.

  이름 건 ‘김성쇼’로 스타 대열

  자신만의 인생 역정과 만만치 않은 입담으로 김성은 2015년에는 역시 상하이 동방위성TV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성쇼’를 시작했다. ‘오프라 윈프리쇼’와 같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는 어지간한 내공으로는 버티기 힘들다. 하지만 김성쇼는 매주 수요일 밤 10시 황금시간대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로 공전의 인기를 끌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중국 국가 홍보모델로 선발된 미녀 배우 저우쉰(周迅)을 1회 출연자로 시작해 양미, 후쥔, 쑨리, 후꺼, 천쿤 등 유명 남녀 스타들이 모두 김성쇼에 출연하기 위해 줄을 섰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판 SNL인 ‘금야백락문’의 고정사회자 자리까지 거머쥔 것이다.

  김성은 현재 상하이에서 2005년 결혼한 독일인 남편 한스와 함께 11년째 동거 중이다. 이들은 결혼 이듬해인 2006년 입양한 아이들의 호구(戶口·호적) 문제로 위장이혼을 했기 때문에 현재 법적으로는 사실혼 관계에 불과하다. 김성이 스타덤에 오르면서 남편 한스 역시 덩달아 함께 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김성과 남편 한스는 지난 7월 중국의 한 유명 토크쇼에 함께 출연해 결혼에 골인하기까지 스토리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김성과 남편 한스는 비행기 일등석 옆자리에서 처음 만났다. 중국에서 일하는 독일인 한스는 처음에 김성이 중국 여성인 줄 알고 호감을 느껴 만났는데, 알고 보니 트랜스젠더였다고 한다. 그래도 한스는 하룻밤 동안 심각한 고심 끝에 김성에게 청혼을 했고 2005년 결혼에 골인했다. 현재 상하이의 금강(錦江)반점 스위트룸에서 입양한 아이 3명을 키우면서 함께 지내고 있다. 금강반점은 마오쩌둥이 상하이를 찾을 때마다 수많은 여성들과 댄스파티를 즐기던 국영호텔로, 1972년 닉슨 미국 대통령의 방중 때 미·중수교의 기초가 되는 ‘미·중 공동성명(상하이 코뮤니케)’을 채택한 곳이다.

  김성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성쇼’에서 자신만의 복잡다단한 경험을 살려 중국 전통문화와 사회에 대한 애정 어린 풍자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자신의 쇼에서만큼은 늘 여성의 곡선미가 드러나는 치파오(旗袍) 차림으로 등장해 중국 전통 복식의 매력을 알리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거리낌없이 자신이 소수민족인 조선족 출신임과 동시에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소개해왔다. 중국에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의 ‘어우빠(歐巴·오빠)’ 문화를 종종 화제로 삼는다. 앞서 김성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년작)이란 한국 영화에 ‘레즈비언 여전사’ 역으로 잠깐 출연한 적이 있다.

  김성은 트랜스젠더 연예인으로서 ‘소수자 인권보호’를 요구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중국의 방송 검열 당국인 중국광전총국은 한때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트랜스젠더인 김성의 방송출연금지를 검토하기도 했다. 김성은 강하게 반발하며 광전총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결국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또 방송 등에 출연해 트랜스젠더로서 겪는 중국 혼인정책과 호적정책의 불합리성 등에 대해서도 “나는 여전히 시스템과 싸우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을 가한다. 참 대단한 조선족 여성이다.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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