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슬림, 유럽 통신사 지분 투자했다가 손실 봐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를 제치고 3년째 세계 최고 갑부자리를 지키고 있는 멕시코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 텔멕스 회장(72·사진)이 올해 유럽지역 통신기업에 투자했다가 18억 유로(약 2조5400억원)를 날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를로스 슬림 텔멕스 회장
슬림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남미 최대 통신업체 아메리카 모바일은 지난 여름 오스트리아의 텔레콤오스트리아 지분 23%와 네덜란드 통신기업 KPN의 지분 28%를 총 39억5000만유로(약 5조5812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전문가들은 슬림 회장이 멕시코와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남미 통신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로 저평가된 유럽 통신시장을 돌파구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메리카모바일이 두 회사 지분을 인수한 뒤 주가는 급락했다.
자산운용사 번스타인은 “이 기간 텔레콤오스트리아는 42%, KPN은 46% 각각 반토막났다”며 “두 회사의 주가 하락규모를 감안하면 슬림회장은 투자액의 절반 정도인 18억 유로를 까먹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슬림회장에게 아직 반등의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슬림 회장이 단기 이익이 아니라 유럽 지역 통신 사업 전망을 보고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했고 KPN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아직은 낮아 상승 여력이 많기 때문이다.
카를로스 슬림 회장은 현재 남미 최고의 통신 재벌로 군림하고 있다.
슬림은 담배 등 유통사업을 비롯해 건설,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3년 연속 세계 최고 부자로 꼽은 슬림 회장의 순자산은 720억달러(77조2416억원)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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