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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산업화의 전초지ㅡ서탑로무시장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12.18일 16:08
세상이 많이 바뀌였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회발전의 필연적 순리에 따른 조선족농민들의 도시진출은 조선족사회의 전면적인 산업화 실현에 튼튼한 기초를 마련하였다. 조선족지성인들이 30여년간 고민한 조선족농촌사회의 해체위기는 현시점에서 더는 민족정체성 약화의 비극이 아닌 새로운 비상의 계기를 잉태하고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1980년대 후반 동북3성 조선족들이 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상대적으로 경제지반이 탄탄한 심양의 서탑지역으로 몰려들며 자연적으로 생겨난 서탑로무시장은 1990년초반 중한수교를 전후하여 전성기를 보이다가 오늘날 력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우려가 없지 않으나 수많은 조선족농민들이 이 서탑로무시장을 통해 처음으로 산업화의 물결속에 뛰여든 사실을 감안하면 조선족산업화의 전초지임에 틀림없다.

  며칠전 마음먹고 찾은 서탑로무시장은 추운 날씨때문인지 일자리 찾으로 나온 사람들이 생각처럼 많지 않았다. 40대 후반의 남성 두분과 역시 40대 후반의 녀성 대여섯명이 광동원한식집앞에 모여서서 담소를 나누고있었다. 무슨 말을 나누는지 궁금하여 옆에서 기웃거리자 일군을 찾으러 온 사람으로 알고 반색을 하며 주동적으로 어떤 어떤 일들을 할수 있다고 소개하는것이였다. 아줌마들은 모두 보모나 청소, 식당일을 하련다고 했고 두 남성분도 전문기술이 없이 그저 막로동을 찾는 중이였다. 오늘은 왜 일자리 찾으로 나온 사람이 적은가고 묻자 올해 들어서서 20명을 초과한적이 없으며 요즘은 한명도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고 알려준다.

  내가 처음으로 로무시장을 찾았을 때의 정경이 눈앞에 선히 떠오른다. 때는 1994년, 료녕조선문보 압록강문학상 시상식 참여차 처음으로 심양에 들렸고 행사가 진행된 심양시조선족문화관 바로 옆골목이 로무시장이였던것이다. 행사직전 찾은 로무시장은 1989년 학업을 중단한 녀동생이 로무시장을 통해 서탑지역의 한 식당에서 일하다 설명절을 쇠러 집에 와서 들려준 정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였다. 심양시조선족문화관과 서탑조선문신화서점 사이 골목안 지금의 초가집식당 앞으로부터 도문로까지의 좁은 구간에 어림짐작으로도 200여명은 훨씬 넘는 구직자들이 몰려서서 초조한 모습으로 '주인'들을 기다리고있었다. 사람마다 손에 종이쪽지 한장씩 들고있었는데 림시관리일군으로부터 돈 1원을 내고 받은 번호가 적혀있는 소위 '구직허가증'이였다. 그 '구직허가증'은 1차성적으로 당날에만 효과가 있고 그날 구직이 안되면 다음날 다시 돈 1원을 내야 했다. 그때의 정경을 10여년이 지나 아래처럼 시화한적이 있다.

  호미자루 소고삐 잡던 손들

  부푼 소망 안고 여기로 와서

  여기 어딘가 골목골목

  새터 찾아 자리잡은 손들

  눈물 웃음 범벅되여

  엇갈리는 희비속 그렇게

  아침 맞고 저녁 맞고

  한 시대가 이렇게 열렸는가

  이어지는 손들 알가 몰라

  아직은 흙냄새 가시지 않은 손들

  오늘도 맨땅우에 웅크리고앉아

  기다림의 시간 새김질 한다ㅡ자작시 "서탑 26. 로무시장”

  서탑로무시장이 언제부터 생겨난지는 확실치가 않다. 단 어느 관계부문의 행위가 아닌 동북3성에서 모여온 구직자들이 조선족집거구인 이곳을 고집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다는것이 서탑지역에서 생활해온 년세 많은 분들의 증언이다. 1972년부터 현재까지 서탑조선문신화서점에서 사업해온 최광욱총경리에 따르면 서점에서 경제리익 창출을 위해 1990년 불고기점을 오픈, 식당복무원을 모두 바로 옆에 위치한 로무시장에서 모집했었단다. 개혁개방이후 호도거리정책이 전면적으로 실시되면서 조선족농민들의 자유이동이 활발해졌으나 한국행은 친지방문을 통한 약장사에 국한돼 서탑로무시장의 급속한 발전이 가능했다는것이 그의 견해다. 1992년 중한수교를 전후해 조선족농민들을 한품에 안으며 전성기를 누리다가 조선족들의 한국행이 점차 수월해지면서 로무시장을 통한 구직보다는 한국로무에 사활을 걸다보니 로무시장이 점차 썰렁해지기 시작했다는것이다. 여기에 대해선 2003년부터 '벼룩시장' 신문을 간행해오며 로무시장을 눈여겨보아온 김금련사장도 같은 관점을 가지고있었다.

  어쨌거나 개혁개방초기와 그후 상당기간 수많은 조선족들이 서탑로무시장을 통해 산업화의 물결속에 뛰여든것만은 사실인바 서탑로무시장이 조선족들의 산업화의 전초지임에 틀림없다. /료녕조선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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