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내무부가 일전 발표한 영국내 노예로동실태를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노예처럼 렬악한 로동에 시달리는 사람이 영국에만 최대 1만 3000명으로 기존 추정치보다 4배나 된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들 대부분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동유럽과 카리브지역 등 외국에서 들어온 이주민들이다.
영국정부가 현대판노예문제에 대해 공식보고서를 낸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사회의 악인 현대판노예를 뿌리 뽑기 위한 첫 단계는 그들의 존재를 직시하는것》이라며 《이들의 존재규모는 충격적이며 시급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영국 인권로동단체들은 불법이주해온 제3세계 출신들이 곳곳에서 노예로동을 강요받고있다며 정부의 대응을 촉구해왔다.
영국 범죄수사국은 이런 지적에 따라 지난해 2744명 이상이 노예로동에 시달려왔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이들이 《숨겨진 노예들》임을 보여주고있다. 영국의회는 노예로동을 종식시키기 위해 《현대판노예에 관한 법》제정을 검토하고있다.
노예제는 이미 오래전에 종식된것으로 여겨지고있지만 21세기에도 여전히 노예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사라지지 않고있다. 노예로동실태를 조사해온 미국 학자 케빈 베일스는 저서 《일회용 사람들》(1999)에서 ▲자신의 선택이 아닌 강요나 사기에 의해 ▲생존에 필요한것 이상의 보수를 받지 못한채 ▲강제로 로동에 종사하는 경우를 《노예》로 규정하고있다.
국제 로동인권단체 워크프리는 지난 17일 《세계 인구의 0.5%에 해당하는 3580만명이 노예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발표한 《세계노예지수》에 따르면 인도에 노예수가 가장 많았다. 인구중 노예비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아프리카 중서부 모리따니였다. 모리따니의 경우 무장한 부족군벌집단이 특정지역 주민들을 예속시켜 착취하는것으로 악명이 높다.
물론 세계에서 노예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유사이래 가장 적다. 그러나 노예노동을 하는 사람수 자체는 인구규모가 커짐에 따라 《력사상 최대》라고 인권단체들과 연구자들은 지적한다. 미국 저널리스트 벤저민 스키너는 현대판 노예제의 실상을 파헤친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서 《더부살이》로 불리는 아이띠의 가내 아동노예, 무슬림들에게 조직적으로 《사냥》을 당하고 노예로 전락하는 수단 남부의 아프리카계 주민들 등의 실태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영국 보고서에서는 로므니아와 뽈스까, 알바니아 출신 노예로동사례가 여러개 포함돼있다. 동유럽은 랭전이 끝난 뒤 일자리를 잃고 사회안전망이 무너져 노예로동의 사슬에 수많은 사람들이 말려들어가게 된 대표적인 지역이다. 토이기 등을 거쳐 성노예로 팔려가는 녀성들, 에스빠냐 등 남유럽에 예속로동자로 팔리는 남성들 사례가 많이 보고돼있다. 로므니아 어린이들이 이딸리아 등지의 범죄조직에 《구걸을 위한》 노동력으로 인신매매되기도 한다.
편집/기자: [ 리미연 ] 원고래원: [ 본지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