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최근 중국에서 높은 판매율을 보이는 책 대부분이 한국 저자들의 것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이 한국 책을 통해 한국인의 사고방식과 삶을 따라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과 중국인은 기질이 비슷해 중국에서는 책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한국의 제도와 기술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이나 제도 도입 초기에는 성과가 한국보다 크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 안정화되면 한국의 선진제도와 중국의 거대한 인구가 결합해 엄청난 성과를 낸다.
<참고도1>
이런 현상은 한국이 1승10패로 참패를 당한 BC카드배 32강전에서도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중국바둑은 약 5년 전부터 한국의 대표적 바둑교육 시스템인 바둑교실과 도장 제도를 도입해 전국으로 확대시켰다. 그 결과 우수한 학생들이 바둑을 많이 배우고, 그중 뛰어난 학생들은 중국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한국의 선진 교육제도를 도입한 지 5년 만에 미위팅 같은 영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참고도2>
앞으로 원조인 한국과 한국의 확장판인 중국의 경쟁은 사회 전 분야에서 뜨거워질 것이다. 한·중 양국의 축소판인 바둑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현 시점에서 BC카드배 16강전이 오늘부터 펼쳐진다. 스포츠경향 독자들도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 주기 바란다.
흑23으로 붙여 왔을 때가 선택의 기로다. <실전>의 백24처럼 전투를 할지, <참고도1>처럼 장기전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창호의 선택은 전투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백24보다는 <참고도1> 진행이 좋았다. 흑37이 좋은 수법. <참고도2>의 축과 흑39의 급소를 동시에 노리는 맥점이다. 이창호를 전장으로 끌어낸 미위팅의 전략이 성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