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 오후 대 훅호트전 경기장스케치
최종 점수판은 3대 1로 마감했고 그 뒤로 연길의 명산 모아산이 바라보인다.
《원정경기에서 벌써 세 번이나 이겼는데 왜 홈장에선 빅기만 하지?》연변팀홈장경기는 빼놓지 않고 경기장을 찾는 룡정시 축구팬 김씨가 조심스레 묻는 말에 《글쎄, 아마 압력이 커서 그렇지 않을가?》옆에 앉은 조양천팬 장씨 어른의 대답같은 물음이다. 하여간 17일 오후 연길시인민경기장을 찾은 2만여명의 팬들은 거의 비슷한 심정이였을것이다.
경기초반 손발이 척척 맞는듯 연변팀에 선제공격을 들이댄 훅호트팀의 활약에 《어허, 만만찮은 팀인데》하며 바짝 신경을 도사리던 장씨와 김씨는 하태균의 선제꼴에 끝내 가슴속에 숨겨두었던 탄성을 토해내며 자리를 차고 일어서 오래오래 박수를 보낸다. 중간휴식시간에는 전에 없이 메히꼬인파를 세번이나 돌렸지만 팬들은 하나도 지루한 느낌이 없는듯 하였다.
후반전 경기가 시작되여 두번째 꼴이 터지자 승리에 대한 확신이 커진 팬들은 기립박수와 축하의 탄성을 터치면서 장내를 또다시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두번째 꼴이 터지고 성수난 팬들이 기립박수를 보내고있다.
《오늘은 정말 좋은 구경이다. 십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간다.》 장씨 어른이 허허 웃으면서 자리에 앉을 념을 안하자 《좀 앉읍소, 뒤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겠씀다.》하며 김씨가 잡아 끈다. 혹호트팀의 7번 선수가 추격꼴을 넣자 경기장분위기는 다시 굳어진듯 조용해지고 장씨와 김씨는 애꿎은 담배를 붙여문다.
후반 25분경 하태균선수가 헤딩으로 이끌어낸 3호꼴은 장내를 또다시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이겼다, 이겼어!》장씨 어른은 피던 담배를 던지고 몸을 흔들며 덩실거리기까지 했다. 김씨는 저녁밥은 자기가 산다고 부산을 떤다.
경기가 거의 끝날 무렵, 뒤줄에 앉아 구경하던 몇몇 사람들이 이만하면 승리는 확정지었으니 미리 나가 차를 뺀다고 일어섰다. 《이 사람들아, 다 끝난 다음에 선수들에게 박수라도 좀 쳐주고 갈게지.》 장씨 어른이 장난기있는 말로 그들을 만류하자 《아바이가 제대신 박수 좀 쳐줍소, 우린 왕청에서 왔는데 차를 늦게 빼면 반시간이 지나도 나가지 못합꾸마.》하고 대답한다. 보니 그들은 왕청에서 온 팬들이였다.
경기가 끝난후 팬들에게 인사하고있는 연변팀 선수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너나없이 행복한 얼굴들이였다. 지난해 6월 1일 광동일지천을 이긴후 거의 일년만에 홈장에서 따낸 오랜만의 홈장승였기에 팬들의 기쁨은 더욱 컸다.
편집/기자: [ 김태국 ] 원고래원: [ 길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