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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감염 의심자 보건소에 갔더니 “세금 남아도나 다 검사 못해”… 한심했던 메르스 초기 대응

[기타] | 발행시간: 2015.06.16일 02:21
경기도 평택의 교사 A씨는 메르스 확산 초기였던 지난달 22일 오전부터 발열과 기침을 했다. 학교 보건실에서 열을 쟀더니 37.7도였다. 곧장 조퇴하고 서울로 향했다. 메르스 확진자가 3명뿐일 때였지만 그는 많은 학생을 상대하는 교사이고, 더욱이 평택이었다. 만약에 대비해 대형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자는 생각이었다.

A씨는 서울로 가는 기차에서 서울대병원 등에 전화를 걸었다. 돌아오는 답변은 한결같았다. “보건소를 거치지 않은 메르스 의심환자는 검사할 수 없으니 먼저 질병관리본부에 연락해보라.”

시키는 대로 다시 전화했는데, 질병관리본부 관계자의 설명은 그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중동에 다녀왔거나 특정 기간 메르스 발병 병원에 들른 적이 없다면 검사해줄 수 없으니 평택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증상이 의심되는데 왜 그러느냐. 어쩌란 말이냐”고 따지자 그제야 “그럼 서울의 보건소에 들러 검사를 받아보라”고 했다.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A씨는 보건소를 찾아갔다. 보건소에서 잰 체온은 38도에 육박했다. 하지만 메르스 검사는 해줄 수 없다며 거부했다. 중동에 다녀오지 않았거나 아는 사람 중에 확진자가 없다면 검사하지 않는다는 질병관리본부 지침을 따라야 한다는 거였다.

오히려 보건소 측은 A씨에게 면박을 줬다. 보건소 관계자는 “지금 병실도, 구급차도 부족한 상황인데 어떻게 조금 의심된다고 다 검사해줄 수 있겠느냐”며 “세금이 그렇게 남아나는 줄 아느냐”고 되레 화를 냈다. A씨가 “그럼 왜 보건소로 가라 하느냐”고 묻자 “보건소에서 의사가 전문적인 소견을 갖고 잘 타이르면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갈 테니 보건소로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해당 보건소 측은 15일 “중동 여행 이력이 없고 발병 병원을 경유하지 않은 사람 중에선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우선적으로 검사가 필요한 의심환자들을 먼저 검사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의심환자를 모두 검사하다 보면 정작 시급한 환자에 대한 조치가 늦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메르스 1차 유행지였던 평택에서, 그것도 학생들을 매일 상대하는 교사가 스스로 보건소를 찾았는데 아무 조치 없이 돌려보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만큼 보건 당국이 메르스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부실한 대응이 누적돼 2차 유행과 3, 4차 감염으로 확산되는 걸 막지 못했다.

보건소에서 ‘퇴짜’ 맞은 A씨는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동네 작은 의원에 들러 약을 지었다. 병가를 내고 학교에는 나가지 않았다. 열흘 동안 열이 떨어지지 않아 다른 병원에 가서 해열제 주사를 맞았고, 그제야 겨우 발열·기침이 멎었다. 만약 메르스 감염 상태였다면 그는 그 두 병·의원에 바이러스를 옮겼을 수 있다.

A씨가 찾아갔던 병원 의사는 그에게 “병원을 거쳐 간 환자 중 감염자를 발견하지 못하면 벌금 200만원이라는 공문만 내려왔다. 검사 키트조차 지급하지 않으면서 으름장만 놓는 상황이 황당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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