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안에서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으려던 남성을 20대 여성이 기지를 발휘해 따돌렸다.
1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20대 여성 A씨는 전날 오후 6시45분쯤 퇴근 후 자택인 용산구 한 오피스텔에 들어섰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3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티셔츠와 바지 차림의 남성이 A씨와 함께 탑승했다.
문이 닫히자 이 남성은 갖고 있던 가방에서 과도를 꺼내 보인 뒤 A씨에게 금품을 요구했다.
A씨는 침착하게 남성이 달라는 대로 스마트폰을 순순히 내어줬다. 그리고는 "수중에 돈은 없고 집에도 현금이 없으니, 은행 자동현금인출기(ATM)까지 동행하면 돈을 찾아 주겠다"며 1층 버튼을 눌렀다.
최고층인 15층까지 왕복하는 동안 시간을 끌기에 성공한 A씨는 건물 밖까지 동요하지 않고 남성과 동행했다.
주변이 트인 곳으로 20m 가량 나오자 A씨는 남성을 세게 밀치고 내달렸다. 놀란 남성은 A씨를 뒤쫓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줄행랑을 쳤다.
A씨는 이윽고 주변을 지나가던 시민으로부터 휴대전화를 빌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건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해당 남성의 인상착의를 파악하고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A씨 이후 현재까지 인근 지역에서 접수된 추가 피해 사례는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흉기 앞에서 놀랄 만큼 침착하게 대처해 큰 피해를 면했다"며 "용의자 검거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