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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이야기25]《황혼의 미소》포착하려고 카메라 들었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11.24일 22:46

장춘애청자애독자클럽 설립10주년 기념대회에서 동년배들의 《황혼의 미소》를 렌즈에 담고있는 81세 고령의 사진작가 김철골옹.

—80세를 청춘으로 여기는 김철골로인의 사진인생

2015년 6월 7일, 길림성빈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장춘애청자애독자클럽 설립10주년 기념대회 현장이다.

대회가 시작되자 관중석 끄트머리에 앉아있던 한 백발의 로인이 일어서더니 관중석을 배회하며 기념대회에 참석한 로인들의 표정을 유심히 살핀다. 이어 그는 목에 걸고있던 카메라를 꺼내들더니 관중석의 조선족로인들을 향해 렌즈를 맞추었다.

그가 바로 동년배들의 《황혼의 미소》를 렌즈에 담고있는 81세 고령의 김철골옹이다.

그는 늘 이렇게 말한다.

《〈60청춘〉이라는 말은 호랑이가 담배 피울적의 얘기지요.》, 《내 인생에서 진정한 청춘은 바로 여든살부터입니다!》



젊은 시절 황금을 캐낼때의 얘기를 하는 김철골옹의 표정이 황금처럼 반짝인다.

그의 별명은 《황금캐는 사나이》

김철골옹은 결코 전업 사진작가가 아니다. 그는 오랜 세월동안 《황금캐는 사나이》라 불리웠다.

1955년, 21살의 열혈청년 김철골은 동북공학원의 선광전업 5년제 본과반에 입학했다. 일찍 장학량장군이 제3임 교장을 지낸적 있는 동북공학원의 현재명은 《동북대학》, 전국 대학교순위 28위에 있는 일류대학이다.

고중생도 귀하던 세월에 그의 일류대학 입학소식은 그의 고향마을인 현재의 화룡시 투도진 룡신촌 3조를 들썽해놓았다.

김철골의 입학 당시만 해도 동북공학원은 이미 2000여명의 교직원에 6000여명의 학생을 가진 어마어마한 규모였다고 한다.

김철골은 훌륭한 성적으로 학업을 마친후 야금공업부 심양광산연구소에 배치받았고 얼마후 안휘성 마안산시로 전근발령을 받았다. 하지만 관내로 들어갈수록 조선족처녀를 만날 확률이 낮다는 생각에 그는 사업에 참가한지 1년만에 결연히 사직하고 연변으로 돌아왔다.

1975년에 왕진부총리가 황금제련을 크게 발전시킬데 관한 지시를 내리자 길림성에도 황금제련열이 일기 시작했다. 고향 투도에서 10년이나 중학교 교원으로 묵묵히 일하던 그에게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다시 활용할수 있는 기회가 생긴것이다. 때는 이미 대학을 졸업한지 15년만이였다.

그때부터 그는 화룡금광, 왕청금광, 길림시금광, 화전시제련공장 등을 전전하면서 《황금제련기술 제1인자》로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20년동안 양성해낸 수백명의 제자들은 지금도 길림성 전역과 전국 기타 지방의 금광에서 중견으로 일하고있다고 한다.

1994년에 퇴직한 후에도 백산과 하북, 광주 등 여러 곳의 금광들로부터 초빙을 받고 황금제련기술을 전수해주었으며 《본가》인 화전제련공장에 기술문제가 생길 때마다 호출을 받고 해결해주기도 했다.그러다가 2002년에 아들이 사는 장춘으로 이사했다.

73살에 시작된 《황혼》의 학습열기 식을줄 몰라

장춘시 남관구에 정착한 김철골은 남관구조선족로인협회, 애독자애청자협회 등 단체에 가입하여 여느 로인들과 다름없는 퇴직후의 아늑한 여가생활을 즐겼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인생의《황혼기》에 접어든 조선족로인들의 미소띤 얼굴을 카메라 렌즈에 담아《이승》에 한장이라도 더 많이 남겨주고픈 생각이 불현듯 머리속에 떠올랐다.

주변을 둘러보니 당시 디지털카메라가 대거 출시되면서 일반 시민들도 마음대로 촬영할수 있는 좋은 세월이 왔지만 로인들에게는 그런 《혜택》이 차례지지 않았다. 성가한 자식들은 자기의 어린 자식들의 성장과정을 렌즈에 담으려고 할뿐 년로한 부모들은 자식들의 촬영대상 뒤순위에 처져있었다.



저명한 사진작가 신승우 작품전에서도 배움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샤터를 누르고있는 김철골옹.

2007년, 73살의 김철골은 장춘시로년대학 사진촬영전업의 학생이 되였다. 뿐더러 그는 컴퓨터, 사진처리, 동화제작, 영어, 노래 등 여러 가지 전업을 전공, 거의 매일이다싶이 오전과 오후 각각 2시간씩 머리를 싸매고 열심히 공부하며 인생의 두번째 대학생활을 보냈다.

젊어서는 가난해서, 나이가 든 다음에는 자식들의 관심대상에서 제외되여 좋은 추억거리인 사진 몇장마저 없는 로인들에게 이제부터라도 좋은 추억거리를 선사할겸 자신의 퇴직후 업여생활도 풍부히 할겸 시작한 공부가 벌써 8년째다. 어느새 그는 로년대학의 최고령학생이 되였다.

그는 사진기와 컴퓨터를 샀다. 현재 그의 컴퓨터에는 그가 촬영하고 효과처리를 마친 사진이 6000여장이나 보존되여있다.

그는 또 사비로 사진을 씻어서 로인들에게 나눠준다. 로인들의 얼굴에 피여난 해맑은 미소를 볼때마다 그는 더없는 성취감을 느낀다.

지난 장춘시애청자애독자클럽 설립 10주년 행사때에도 기념책자에 사용할 사진을 100여장이나 준비하여 추천했다.



장춘시애청자애독자클럽 설립 10주년 기념대회에서 우수창작상 상장을 받아안은 김철골옹(가운데사람).

질병, 죽음따위 생각할새 없다

《해당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남성 74세, 녀성 77세이다. 나는 여든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질병이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한번도 없다. 이후에도 생각하지 않을것이다. 바쁘고 힘들지만 건강하고 즐겁게 살것이다.》



81세 고령에 허리가 휘지 않은데는 52년을 동고동락한 부인 김옥삼의 공로가 제일 크다.

《철골》이란 이름처럼 그는 지금까지 허리도 휘지 않았다. 이는 전부다 52년을 함께 동고동락한 부인 김옥삼의 잔소리 덕분이다. 지금도 가끔 밤새껏 컴퓨터앞에 앉아 사진처리를 하거나 기사를 작성하느라면 목이 뻣뻣해지고 허리가 시큰시큰해나면서 저도 모르게 허리가 구부정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부인 김옥삼은《똑바로 앉으세요!》라고 꽥 소리를 지른다. 놀라서 벌떡 일어나면 그의 휘여있던 허리가 또다시 쭉 펴진다.



구지욕에 불타있는 81세의 《젊은 학생》—김철골옹.

81세 《젊은 학생》의 학습은 《현재진행형》

길림신문사 취재부의 문이 스르르 열린다. 김철골옹이 게면쩍은듯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들어오더니 방안을 한바퀴 빙 둘러본다. 이윽고 한 젊은 기자의 사무상옆에 다가선다. 그는 어깨에 멘 가방안에서 노트 하나를 꺼내 펼치며 컴퓨터 한글타자법을 젊은 기자에게 묻는다. 이어 메일(电子邮箱)에 파일(文件)첨부하는 방법, 컴퓨터 사진처리 프로그램인 포토샵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물어본 다음 일일이 노트에 적어넣는다.

길림신문사를 나선 김철골옹은 또 장춘시 공농대로에 위치한 대형 전자제품 상가 《백노회》로 들어간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요리조리 돌다가 한 컴퓨터가게에 들려 점원에게 메일로 접수된 파일, 사진 등을 다운로드(下载)하는 방법을 물으며 일일이 기록한다. 이 가게는 그가 몇년전에 컴퓨터를 구매한 가게이다.

공공뻐스역에서 내린 그는 길가의 한 타자복사부에 들려 직원에게 사진 스캔(扫描)방법과 전자앨범 제작법을 묻는다.

드디여 아파트단지까지 다달았다.

그는 집앞의 한 사진관에 들렸다. 주인이 외출하고 초중생으로 보이는 주인집아이가 핸드폰으로 게임을 놀고있다. 김철골옹은 그 아이한테 다가가서 사진 밝기(亮度)조절법 등을 묻는다.



81세 은발의 사진작가 김철골옹의 름름한 자태는 어디에 가도 행인들의 눈길을 끌고있다.

지난 몇년동안 김철골옹은 길림신문사 취재부의《단골》로 되였다. 얼마전에는 취재부를 찾아 새로 산 스마트폰을 기자에게 보여주면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컴퓨터에 저장하는 방법을 물었다. 그외에 와이파이 장착법과 큐큐, 위챗의 조작법도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100살까지 살면서 사진촬영을 계속하여 더 많은 조선족로인들의 해맑은 미소들을 포착하고싶다.》

《배움의 끝은 내 인생이 끝나는 날까지이다.》

석양으로 붉게 물든 서쪽하늘을 등지고 씨엉씨엉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김철옹이 내뱉은 말이다.

구지욕에 불타있는 81세의 《젊은 학생》—김철골의 미지의 세계를 향한 탐색과 학습은 《현재진행형》이다.



디지털카메라는 어느새 김철골옹의 생활필수품으로 되였다.



저기서도 찰칵.



여기서도 찰칵.

편집/기자: [ 유경봉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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