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중국이 지난 35년간 유지해 오던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두 자녀' 출산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두 자녀를 출산 하기를 원하는 중국인들은 많지 않아, 두 자녀 정책 도입으로 인한 정책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1980년 지나치게 빠른 인구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산아제한정책(計劃生育)을 도입해 한 명만 낳도록 했다. 이를 어기다 적발될 경우 무거운 벌금을 내야 했다.
이 같은 정책은 인구 성장을 완화하는 데는 어느 정도 기여했다. 중국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중국의 합계 출산률은 2014년 기준 1.43명이다. 이는 국제적 저출산 기준인 1.3명에 근접한 수치다. 중국은 1995년부터 합계 출산률이 저출산 기준과 가까워 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문제점도 양성했다. 전통적인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여아를 낳으면 낙태를 하는 등 심각한 '남녀 출생 성비' 불균형을 가져왔다.
또 둘째를 낳으면 물게되는 막대한 벌금을 내지 않기 위해 후커우(戶口·주민등록)에 올리지 않는 경우가 늘면서 신분증이 없는 '헤이하이즈(黑孩子)'가 생겨났다. 이들은 학교에 갈 수도 없고,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등 기본적인 권리 조차 누릴 수 없다. 성인이 되도 취업을 할 수 없어 거리를 전전하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같은 헤이하이즈는 중국 전역에 6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한 자녀 정책을 실시한 이후 '샤오황디(小皇帝)' 문제도 생겨났다. 샤오황디는 소황제라는 뜻으로 마치 황제처럼 온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외동 자녀를 뜻한다. 이들은 매사를 부모에게 의존하거나 정신력이 허약해 중국의 사회 이슈로 대두됐다.
중국이 35년 동안 고수해온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한 것은 저출산에 따른 급속한 노령화와 노동력 부족 때문이다.
중국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중국의 노동인구는 2012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14년부터 345만명 감소했으며 2023년 이후에는 매년 평균 800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현재 중국 전체 인구의 30%가 50세 이상으로 오는 2030년께 60세 이상 인구가 4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부의 '두 자녀 정책' 도입 결정에도 중국인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이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둘째를 낳고 싶다'는 응답은 30%에 불과했다.
이 처럼 두 자녀 출산을 꺼리는 것은 막대한 양육비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높은 양육비 문턱에 가임연령의 부부들이 둘째를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칭녠바오(靑年報)는 10일 '두 자녀 정책'이 정착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 봤다. 신문은 이에 대한 이유로 ▲두 자녀를 출산했을 때 드는 막대한 양육비 ▲오랫동안 정착돼 온 '한 자녀' 정책에 대한 인식 변화의 어려움 등을 꼽았다.
신문은 논평에서 "한 자녀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는 중국인들은 '자녀가 많을 수록 복도 많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한 자녀 정책'이 고착되면서 가임연령의 부부들이 한 자녀 가정에 더 익숙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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