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자신이 일하는 업체 사장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모(28)씨에 대해 징역 14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애견 관련 용품을 제작하는 업체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김씨는 사장인 이모(29)씨와 임금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어왔다.

일을 시작한 날부터 지난 1월까지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김씨가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회사의 물건들을 훔치는 것. 1월 13일 김씨는 승합차를 렌트해 회사 내 미싱기계 4대와 가죽원단 등 440만원어치의 재물을 훔쳤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범행을 외부인의 소행으로 가장하기 위해 쇠톱으로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잘라내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김씨는 이씨에 대해 불만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애견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의 어머니가 보신탕집을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그만 두시게 하면 안 되냐”라는 말을 들었다.

김씨는 이를 어머니에 대한 모욕으로 생각해 격분했고, 이에 1월 28일 이씨의 집을 찾아가 식칼로 이씨를 살해했다.

인터넷을 통해 살인방법을 습득했고, 피가 묻으면 갈아입을 옷까지 챙겨가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

또 범행직후 알리바이를 위해 112에 강도피해를 당한 것처럼 허위신고를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모친을 모욕하고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피해자를 살해해 고귀하고 존엄한 생명을 박탈했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김씨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