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이돌 가수 아이유의 사생활을 담은 사진이 유출됐습니다.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해당 기획사 주가에 타격은 적었으나 애널리스트들은 예상치 못한 연예인 사건·사고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분석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결국 소속 연예인들인데, 그들의 스캔들은 제조업으로 치면 공장에 불이 나는 재해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에 미리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성상 가장 중요한 자원이 인적 자원이기 때문에, 아이돌 관련 기사와 앨범 판매량, 향후 일정 등을 늘 예의주시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소속 연예인이 음반을 낼 예정이라 매출에 이를 반영했는데, 불미스러운 사건·사고가 나서 음반을 내지 못하거나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됐을 때마다 매번 이익 추정치를 수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9월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가 일본에서 '침대 스캔들'이 터지자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60,200원▲ 500 0.84%)(이하 YG엔터)의 주가가 3일 연속 하락했습니다. YG엔터는 지난해 상장 직전에도 소속 연예인 사생활 문제로 한 차례 곤욕을 치렀습니다.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자 금융감독원은 YG엔터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고, 상장과 관련된 일정도 모두 연기했습니다. YG엔터의 공모 희망가도 기존 2만4600~3만2000원에서 2만2100원~2만8800원으로 내리기도 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분석할 때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 매우 많다고 말합니다. 대중적인 인기와 흥행이 기업의 실적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음반을 제작하거나 공연을 준비할 때 일정 비용은 들어가지만, 그 비용으로 얼마나 많은 매출을 낼지는 예상할 수 없습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물론 갤럭시 S3도 출시하면서 흥행에 영향을 받긴 하지만 휴대폰 매출의 경우 과거 점유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짐작할 수 있는 근거 자료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싸이가 그렇게까지 대박을 칠지 누가 알았겠느냐”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예측 불가능함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기업 실적을 분석하기 위한 과거 자료가 부족한 점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분석하는데 문제점으로 꼽힙니다. 지난 14일 발표된 에스엠(041510) (42,600원▼ 7,500 -14.97%)의 3분기 실적이 증권사 추정치보다 저조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애널리스트는 다른 산업군과 비교했을 때 실적 추정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보통 기업을 분석할 때 과거에 달성한 영업마진율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전제하는데, 에스엠의 경우 공연 원가율이 올해 크게 오르면서 실적 추정치가 엇나가게 됐습니다.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는 “기획사 실적을 추정할 때 참고할 과거 자료가 부족해 혼란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엔터테인먼트 종목은 유난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의 테마주 정도로 여겨졌던 엔터주가 이제는 하나의 산업군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엔터테인먼트 종목은 단기적으로 오름과 내림은 있어도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조선비즈 배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