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기자] "아이 갓 어 프라브롬?' (I got a problem)
9명의 소녀들이 돌아왔다.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를 들고왔다. 한데 지금 상황은, '아이 갓 어 프라브롬'(I got a problem)이다.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우선 새로운 시도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그렇다.
분명, 소녀들이 달라졌다. 전에 알던 소시가 아닌 '브랜드 뉴'(Brand New) 소시다. 그들의 가사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이 쫙~ 바뀌었다. 후크송 대신 하이브리드, 군무 대신 걸스힙합, 공주풍 대신 키치룩을 택한 결과다.
한데 팬들 역시, 그들의 가사처럼 묻는다.
"왜 그랬데? 궁금해죽겠어 ♪"
그래서 평론가에게 물었다. 작곡가에게도 물었다. 마지막으로 소녀시대에게 답을 구했다.
"말해 봐봐 좀 ♬"
# 인터뷰를 하기 전, 평론가와 작곡가, 관계자들에게 타이틀곡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그리고 소녀시대에게 대신 질문을 던졌다.
①
난해한 시도일까, 새로운 트렌드일까 =
타이틀곡에 대한 의견은 양분된다. 아직은, 난해한 시도라는 평가가 조금 더 우세하다. 반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예측도 뒤따른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신선함은 사실이지만, 낯설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 "여러가지 리듬이 다양하게 섞여있다. 그러다보니 난해하기도 하고, 정신없이 들릴 수 있다." (유명 작곡가 A씨)
소녀시대 (이하 소시) :
처음에는 우리도 그랬다. '이건 뭐지?'하는 느낌이 강했다. 사실은 그래서 더욱 믿음이 갔다. 이 곡은 듣는 만큼 새롭다. 들을수록 질리는 음악과 다르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1'이라는 관점에서 듣게 된다. 또 다시 들으면 '2'라는 관점에 집중된다. (티파니)
신기하게도, 들을수록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신선한 요소가 하나씩 발견된다고 보면 된다. 보통 연습을 하다보면 내가 먼저 질릴 때가 있다. 하지만 이 곡은 처음 받았을 때보다 지금이 더 좋다. 그날 기분에 따라 들리는 요소도 다를 것이다. 자신 있다. (서현)
☞ "밝은 노래를 하다 후크송을 시도했다. 그 다음엔 일렉트로닉이었다. 이번 시도 역시 사운드를 놓고 봤을 땐 전혀 손색이 없다. 그런데 아무래도 외국곡이다보니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듯하다. 해외 시장을 너무 의식한 것 같다. " (인기 작곡가 B씨)
소시 :
K팝에 대한 관심이 높은 거 같다. 그렇다고 해서 해외 시장을 겨냥해서 나온 노래는 아니다. 단지 전 세계가 음악적으로 하나가 됐기 때문에 시장이 넓어진 것 뿐이다. (서현)
자연스러운 변화아닐까. 데뷔 초에는 10대의 모습이었다. 컨버스를 신고, 운동복을 입었다. 2집 때는 대학생 느낌으로 갔다. 흰 티에 청바지를 입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나이에 맞는 음악을 시도한 것이지 해외를 먼저 생각하진 않았다. 우리 나이에 맞게 평상시에 떠는 수다다. 옷이나 스타일도 마찬가지다. 누구를 위한 변신이라기 보다 성장이나 자연스러움이 맞는 거 같다. (티파니 서현)
☞ "무대 퍼포먼스는 다양하게 시도된 것 같다. 옷이나 헤어도 스타일리시하게 변했다. 다만 음악적인 시도로만 따졌을 때 사람들을 사로 잡긴 힘든 것 같다. 영상과 퍼포먼스가 같이 이어져야만 효과가 큰 곡인 것 같다. " (연예 관계자 C씨)
소시 :
음악은 원래 기승전결이 있다. 물론 이 곡은 딱 맞아 떨어지진 않는다. 하지만 복잡한 구조는 무대 퍼포먼스를 통해 하나로 정리된다. 한 마디로 듣는 재미와 더불어 보는 재미가 있는 곡이다. (서현)
춤이 기존 안무와 달랐다. 군무 스타일이 아니었다. 과연 9명이 저걸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 가사를 생각하며 무대를 표현하니 한 편의 뮤지컬이 떠올랐다. 멤버들이 각 무대마다 서로 다른 몸짓과 동작으로 호흡을 주고 받는 게 흥미롭고 짜릿했다. (태연, 유리)
가사 자체가 대화하는 내용이다. 연기하는 것처럼 다양한 표정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대화 주제에 따라 달라지는 멤버들도 표정 연기와 안무를 보는 게 하나의 재미인 것 같다. 단순히 음악만 즐기는게 아닌 노래와 안무, 스타일을 한 꺼번에 즐기는 뮤지컬스러운 무대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윤아)
② 과유불급 vs 다다익선?
= 랩으로 시작해 벌스 1, 벌스 2, 독창, 랩2 등이 반복된다. 도입부와 후렴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다. 심지어 랩 부분을 제거한 버전의 편집 동영상이 나올 정도다. 과유불급이라는 이야기다.
☞ "티저 영상을 공개할 때 기대가 컸다. 그런데 막상 나오니 오글거리는 면이 있었다. 랩 부분은 꼭 필요한가 생각이 들었다." (인기 작곡가 B 씨)
소시 :
직접 무대를 꾸미는 입장에선 젼혀 지루하지 않다. 아무리 다르게 해도 결국 한 팀이라는 걸 다 아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녀시대만의 팀웍이 느껴진다. 곡이 난해하다고 하지만 무대를 보면 하나라는 에너지가 느낄 수 있다. (효연)
나는 랩을 했다. 처음에는 우리도 멘붕이었다. (웃음) 단순히 반복되는 후크송이 아니다.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들을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이제 1주차 방송이 끝났다. 2주차가 지나면 '이 곡이 굉장히 좋구나'라고 더 많이 느낄 것 같다. (윤아, 수영)
☞ "SM은 '안티 트렌드'를 추구하고 있다. 실험을 한다는 건 좋다. 하지만 후크송에 익숙한 팬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어떤 부분이 메인인지 모르겠다. 명확하게 사비가 들리지 않는다. 개인이 듣기에 피곤할 수도 있다. " (문화 평론가 D씨)
소시 :
솔직히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은 있다. 그렇다고 다른 걸그룹과 달라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갖는 건 아니다. 다만 전 앨범보다는 발전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면 익숙하다. 그래서 팬들도 편안하고 좋아할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발전과 성장이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하고, 도전해야 한다.
다양성을 시도할 수 있는 그룹이 됐으면 좋겠다. 처음엔 두렵고 앨범 나올 때 걱정이 된다. 불안하다. 과연 잘 될까 걱정도 든다. 그런데 시도를 하는 거 자체가 우리에겐 과정이다. '낯선 모습조차도 소녀시대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면 좋겠다. (유리)
☞ "연출적인 면에서 특히 힘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곡에 변화가 많다보니 안무나, 스타일 등 비디오 적인 면에서 여러가지를 소화한다는 게 쉽지 않겠다. 그렇지만 성숙하게 변화했다. 칭찬하고 싶다." (유명 작곡가 A씨)
소시 :
뮤비를 찍기 전 안무 시간을 더 달라고 말씀을 드렸다. 단순히 동작만 외운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해야 했다. 음악이 규칙적이지 않다. 그래서 듣는 분을 위해 뮤지컬적인 부분을 추가했다. 열심히 연습했고, 그래서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이 과정을 통해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태연)
③ 지금은 소녀시대? =
지금까지는 소녀시대였다. 하지만 지금도 소녀시대일까. 또한 앞으로도 '지', '소원~' 같은 메가 히트곡이 탄생할 수 있을까. 음악 전문가들은 히트곡에 상관없이 '소녀시대는 소녀시대'라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이미 클래스가 다르단다.
☞ "예전에는 작곡가나 가수들도 콘셉트를 잡을 때 외국가수를 먼저 찾았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그래서 시도 자체가 새롭고, 빠르다. 앞서 간다는 느낌이다. " (인기 작곡가 B씨)
소시 :
다른 누군가와 경쟁을 하지 않는다.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다면 '소녀시대' 우리 자신이다. 1등을 하면 당연히 좋다. 하지만 이제 그런 것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변화가 마음에 들면 그 뿐이다.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을 노래, 안무, 스타일로 제대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 지금은 자연스러워져서 더 좋지 않은가. (수영)
☞ "이런 장르가 나와서 히트를 친다면 유행이 될 것이다. 아무래도 그 결과는 초기에 도전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소녀시대라서 가능한 시도다. " (유명 작곡가 A씨)
소시 :
과거의 무대가 더 좋다는 의견도 소중하다. 하지만 발전하고 새로운 걸 찾는 게 소녀시대의 몫이다. '키싱유'를 부르던 소녀시대가 없어진 건 아니다. 보다 많은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일 뿐이다. '이런 모습도, 저런 모습도 다 소녀시대구나'하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변한 건 시간이다. 소녀시대가 아니다. (태연)
☞ "음악 뿐 아니라 모든 예술이 그렇다. 다양성이라는 것들이 존재한다. 소녀시대는 새로운 것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발전했다고 본다. " (음악 평론가 E씨)
소시 :
소녀시대라서 갖는 부담감이 있다. 혹시나 기대에 못 미치면 어쩌나하는 마음이 든다. 하지만 꼭 트렌디해야 한다는 강박은 없다. 그냥 곡에 어울리는 모습을 표현하는 게 목표다. 우리 9명은 늘 똑같다. 다만 무대에서 표현하는 게 다를 뿐이다. (티파니)
우리는 관객과 소통하는게 가장 행복하다. 가수로서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어디서든 직접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 앨범으로 더 큰 시장에 가자'라는 마음보다 에너지 쏟은 만큼 이번 곡도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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