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일선수의 안해 조립신씨:《합격된 축구선수의 안해로 살고싶어요.》
매번 연변팀의 경기를 관람하며 열심히 선수들을 응원하는 팬들 가운데는 손에 땀을 쥔채 이들보다 더 가슴을 졸이며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는 가족들이 항상 함께 있다.
지난 18일 오후 2시, 경기시작 두시간전부터 붉은 티셔츠 차림으로 관중석에 입장하는 조립신씨를 만날수 있었다.
《오늘도 남편의 경기를 응원하러 왔어요.》 환한 미소로 답하며 푸른 잔디를 향해 엄지를 내보이는 조립신씨는 연변축구팀의 든든한 꼴문대 지킴이 지문일(22번 꼴키퍼)선수의 안해다.
선수가족이라 하여 전용좌석이나 입장통로가 따로 없고 여느 축구팬들과 똑같이 입장권을 구매하고 줄을 서서 입장해 지정된 구역에 찾아가 앉는다.
《모든 축구선수 가족들은 다 같은 마음이겠지만 저의 남편은 특히 꼴키퍼이다보니 꼴을 못 막았을 때가 가장 아쉽죠. 경기를 이겼어도 꼴을 먹으면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자신도 자책할 때도 많지만 그래도 그걸 경험으로 삼고 이겨내는 남편이 자랑스러울따름이예요.》
친척들과 함께 응원을 하고있는 조립신씨(오른쪽 두번째).
집에서 자상하고 유쾌한 성격인 남편이 그라운드를 뛸 때면 또 다른 매력을 갖고있는것 같다며 수줍게 말하는 그녀는 남편사랑에 푹 빠져있었다.
어려서부터 숙소생활을 해온 지문일선수는 집에 대한 향수가 남다르다. 그래서 안해 조립신씨는 늘 정성이 들어간 집밥을 식탁에 올린다. 워낙 체력소모가 많은 운동이라 식단 하나도 게을리할수 없어 남달리 료리에 신경을 써왔다. 그러다보니 이제 갓 1년된 새내기 주부치고는 료리실력도 제법 갖춘 《내조의 녀왕》이라며 그녀는 장난스럽게 웃어보인다.
숙소생활을 하는 선수들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할수 있도록 항상 남편의 일과를 챙겨주다보니 아침잠은 진작 포기한지 오래다.
지난해 8월, 지문일선수와 조립신씨는 4년의 련애끝에 백년가약을 맺고 행복한 부부의 연을 맺었다. 하지만 축구팀 동계훈련이나 원정경기때문에 가족과 떨어져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깨알 쏟아지는 신혼의 재미도 포기할 때가 많았다.
심지어 신혼려행에서 돌아오자바람으로 동계훈련을 떠난 남편을 두고 결혼했다는 현실이 실감조차 나지 않아 서운함도 없지 않았지만 조립신씨는 이같은 서운함을 속에 묻어두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의 프로축구 일상을 존중해주기로 하고 남편내조에 전념하기로 작심했다.
《먼 후날 남편도 자신의 일생을 돌아봤을 때 <정말 행복한 선수생활을 했구나>라고 느낄수 있게 <합격>된 축구선수의 안해로 살고싶어요.》
짧은 취재동안 그녀가 들려주는 프로축구선수의 안해로 살아가는 법은 그다지 쉽지는 않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러한 삶 역시 또 다른 행복이라며 남편을 향해 드팀없는 응원과 함께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있다.
《연변팀 선수들로 말하면 상처투성이였던 지난해의 아픔을 딛고 이룩해낸 상상하지도 못한 올해의 성적은 말그대로 《기적》이라 할수 있습니다. 이 기세를 그대로 몰아 년말에 좋은 결과를 거두기만 바랄뿐입니다. 연변팀 항상 화이팅입니다!》
한 축구선수의 안해로서, 더불어 한 축구팬으로서 조립신씨가 연변축구팀에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였다.
/김룡 김영화기자
편집/기자: [ 김룡 ] 원고래원: [ 길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