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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꽃"에 높은 점수를 주는 이유 다큐 "동토에 벼꽃이 피다"를 보고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9.01일 09:13
작성자: 박일

  (흑룡강신문=하얼빈) 일전 "흑룡강신문"에서 필자는 가슴 아픈 기사 한편을 읽었다. 흑룡강성에 생존해 있던 마지막 일본군위안부 이수단 할머니가 별세했다는 소식이었다. 15년전에 필자는 이 위안부 할머니를 취재해서 우리 신문과 한국 언론매체들에 기사를 발표한 적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동녕현에 사는 이 할머니는 건강이 좋았고 기억력도 괜찮아서 옛날 일본군의 만행과 위안부시절의 피눈물 나는 이야기를 필자에게 생동하게 들려주었다. 그 할머니는 우리 성에 생존해 있던 마지막 위안부였고 그랬던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이제는 이곳에 그 아픈 역사를 폭로할 산 증인은 없겠구나" 하는 서운함이 가슴을 쓰리게 했다. 그런데 바로 이때 가뭄에 단비 같은 반가움이 찾아왔다.

  이런 아픔과 후회를 될수록이면 적게 만들고저 선대들의 업적을 후세에도 길이 전할 수 있는 훌륭한 영상 실록 "동토에 벼꽃이 피다"(이수봉 프로듀서)가 흑룡강신문사 인터넷방송에서 계속 방영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실로 희망을 싣고 오는 봄바람마냥 가슴을 훈훈하게 녹여주는 영상이었다.

  일찍 항일전쟁, 해방전쟁시기 우리 조선족의 선대들은 중국 공산당을 따라 나라와 민족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며 피흘려 싸워 "산마다 진달래요, 촌마다 기념비"란 영웅적 민족으로 알려지듯이 선대들은 동북지역의(한냉지역) 벼농사의 개척, 보급과 발전에서도 빛나는 업적을 쌓아왔던 것이다. 특히 해방후부터 지난세기 80년대까지 벼육종 전문가들이 대부분 조선족이었는가 하면 (벼품종의 80%차지) 새기술의 발명과 보급의 선도자들도 대부분 조선족이였고 또 물길을 따라 마을이 생기고 거의 전부가 수전농사에 종사하는 조선족농민들은 파종, 제초, 논물관리, 병충해방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벼농사의 고수들이였다. 그리하여 어데서나 당지의 한족들은 벼와 입쌀이라 하면 조선족을 엄지손가락에 올렸고 또 그래서 "벼농사"와 "이밥"은 조선족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조선족농업전문가들이 하나하나 세상을 떠나고 조선족농민들이 벼농사를 그만두고 도시로 해외로 노무를 떠나자 그 역사적인 공헌도 현재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점차 사라져 가고 있었다.

  "동토에 벼꽃이 피다"는 이런 현실을 감안하고 흘러간 역사를 재현할 증거와 자료를 수집함으로써 실감나게 본래의 모습을 살려내는데 큰 성공을 했던 것이다. 영상으로 펴낸 다큐멘터리는 도합 5회로 엮어졌는데 "한냉지역 벼농사의 개척자","벼종자 개발의 1등 공신", "새기술 발명 보급의 선도자", "삼강평원과 알칼리토양 개발에 한몫" 등에서는 벼농사에서의 조선족의 공헌을 부동한 시각, 부동한 측면에서 생동하고 형상적으로 재현하였다. 특히 오래전에 이미 세상을 떠난 조선족 벼 전문가들에 대한 자료는 많이 소실되어 찾을 수 없는 안타까움에 대비해 화면에 강석일, 최성환...하며 별세한 분들의 이름을 떠올렸는데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숙연히 그 이름을 머리에 새기게 하였고 또 "저런 분들의 명함을 기록으로 남게 하여 얼마나 다행이냐"하는 생각이 들도록 하였다. 마지막 회 "희망의 불씨는 살아있다"에서는 선대들의 슬기와 장기를 이어받은 현대 조선족 농업엘리트들의 자랑찬 모습을 이모저모로 그려냄과 동시에 신형 농업합작사를 비롯해 벼농사에서의 기계화, 규모화에서도 씩씩한 조선족젊은이들이 앞장서 나가기를 호소하는 내용들도 영상속에 잘 밀착되어 재부창조와 축적에서 바른길과 빠른길을 제시해 주는 언론인들의 바른 자세도 엿볼 수 있게 했다.

  다큐 "동토에 벼꽃이 피다"는 이처럼 우리 선대들의 벼농사 역사와 그 업적을 기록하는 훌륭한 증거자료를 마련했고 지켜냈다는데 그 의미가 큰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값진 것은 이 영상 실록은 선대들이 벼농사에서 쌓은 업적을 통해 우리 민족의 우수한 형상을 재정립하고 그런 형상을 홍보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그 점이다. 얼마전에 중국에서 방영된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중국 관중들 속에서 크게 히트를 친 대박 드라마로 알려졌다. 이에 많은 문예평론가들은 드라마는 극본도 좋고 배우들의 연기력도 뛰어나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도 드라마를 통해 한국이란 자기 나라의 형상을 크게 부각시켰고 홍보했다는 그 점이 아주 높은 점수를 줄만한 일이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살펴보면 국가적인 큰 차원에서는 물론 단체나 기업, 작게는 개개인의 인간들에 이르기까지 너나없이 모두가 나름대로 자신의 "형상"수립을 중요시 하고 또 자신의 형상을 널리 홍보하는데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 왜 이럴가? 그것은 존엄과 위망, 신용과 믿음, 그리고 긍정과 희망을 안겨주는 밝은 "형상"들은 그대로 상응한 무형자산으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전에 필자는 책으로 된 중국의 모 유명기업의 연대기를 본 적 있는데 "무형자산"이란 제목 안에는 회사의 "형상"도 한조목 들어있었고 자금 액수도 얼마라는 것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었다. 그리고 제시된 자금 액수에 해당한 이유까지 곁들었는데 이를테면 당해 사회에 공헌한 회사의 자선사업 상황, 거래 은행들과의 신용도 등을 근거로 나열하고 있었다.

  이처럼 "형상"은 "무형자산"으로 되고 있을뿐만 아니라 점차 체계화, 구체화 되어가고 있다. 그러니 우리도 민족의 형상을 부각시켜 조선족이면 누구나 자긍심과 혜택을 보게 되는 "무형자산"을 만드는데 중시를 돌려야 선진 민족의 대열에 들어설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타민족에게 떳떳이 내세울 우리 민족의 "형상"중에는 벼농사에서 큰 업적을 쌓은 선대들의 역사적 공헌도 한몫 의련히 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바로 이러한 형상을 "동토에 벼꽃이 피다"에서 입체적으로 설득력 있게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다큐에 높은 점수를 주게 되는 진정한 이유이다.

  이 영상 실록이 조선족사회뿐만 아니라 한자로 번역되어 중국사회에도 많이 알려지고 또 해외에도 널리 홍보되었으면 더욱 좋겠다. 그리고 이처럼 품위있고 영향력이 큰 글이나 영상물이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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