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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의사가 저지른 '힐링' 광풍..어디서 멈출건가 ?

[기타] | 발행시간: 2013.04.10일 08:38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최근 '힐링'은 출판트렌드다. 사회 전 분야에도 유행병처럼 번져 있다. 여전히 출판계에는 힐링의 멘트들이 새로 등장했다 꺼지기를 반복한다. 불교계에선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혜민 스님 이후 법륜, 정목스님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자비'로운 부처님도 힐링하지 못한 세상을 수천년 후에 온 제자들이 떠맡은 형국이다. 지금도 힐링 도서는 교보문고 등 대형서점의 진열대를 가득 메우고 있으며 베스트셀러 목록의 상단을 차지한다.

이런 와중에 프랑수아 를로르의 소설 '꾸뻬씨의 행복여행'는 6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교보문고)를 유지하고 있다. 프랑수아의 소설은 31주간 1위를 차지했던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누를 정도로 독자의 사랑이 만만치 않다. 또한 이우혁의 신간 '퇴마록외전'이 30대 독자(구매 비중 57.5%)들의 사랑을 받으로 종합 4위로 부상했다.

퇴마록 외전은 국내 판타지의 한 획을 그은 '퇴마록'의 출간 20주년을 맞아 출간한 퇴마록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여기에 다양한 소설들이 가세했다. '안나 카레니나', '웃는 남자'와 같은 원작 고전소설, 신경숙의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폴 오스터의 '선셋 파크' 등 신간 소설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외견상 갑자기 소설 강세가 츨판 트렌드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법륜 스님, 정목 스님 등 불교계 저자들의 힐링을 주제로 한 에세이가 줄을 이었다. 3월 마지막주 월호 스님의 '삶이 값진 것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가 출간하자마자 종합 3위에 진입했다. 다른 한편으론 건강과 다이어트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새로운 식이요법의 등장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나구모 요시노리의 '1일 1식'이다. 유사 도서들의 출간도 눈에 띤다.

20대~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관심을 끈 건강 분야 도서가 종합 순위에 다수 진입해 있다. 헌데 이런 책들은 영화, TV 등 영상매체의 영향력 하에 있다. '꾸뻬씨의 행복여행'은 청소년 독자부터 성인 독자까지 층이 두텁다. 얼마전 TV프로그램을 통해 유명 연예인이 추천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다. 방송 이후 판매가 17.3배나 상승해 독자들의 눈길이 쏠렸으며, 20~30대의 구매가 65.5%나 집중된다. 나구모의 '1일 1식'도 TV에 소개된 이후 독자의 관심이 크게 증폭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안나 카레니나', '웃는 남자' 등 원작 고전소설 역시 영화 개봉의 힘이 출판에 투영된 결과다.

지난해 정은궐의 소설 '해를 품은 달'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것과 같은 현상이다. 신경숙이나 이우혁은 기존 독자층이 있는 작가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런 가운데 '꾸베씨의 행복여행'이 1위 지속 여부가 관심거리다.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실화소설이다. 파리 중심가 한복판에 진료실을 갖고 있는 정신과 의사 꾸뻬씨는 의사로서의 성공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꾸뻬 씨는 세상 어느 곳보다 풍요로우면서 정신과 의사가 가장 많은 도시 '파리'에서 자신 역시 행복하지 않다고 결론 내린다.

의사들도 마음의 병을 지닌 사람들을 진정한 행복에 이르게 할 수 없고, 어떤 치료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꾸뻬씨는 진료실 문을 닫고 여행을 떠난다. 행복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다. 파올로 코엘류의 장편소설 '알레프'처럼 영적 구원을 찾아 또다른 세계로의 탐색을 추구한다. 하지만 코엘류가 여행을 떠나는 것에 대해 "지혜와 영혼의 평화, 그리고 보이는 현실과 보이지 않는 현실을 깨닫기 위한 나의 탐색은 마법에 입문하고, 여러 유파의 수련을 전전하고도 절대 고요와 천국에 도달하지 못 했다. 나는 지금 내가 추구하는 것들로부터 먼 곳에 있다"고 정리한다.

결국 '꾸베씨의 행복여행'도 '힐링'의 한 범주를 벗어나지 못 한다. 지난해 말 최고조에 달했던 '힐링' 열풍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혜민 이후 여러 스님들이 세상의 병을 치료하러 속속 귀환하고, 의사들도 나선 형국이다. '나는 어디가 왜 아픈가'라는 질문이 다시 시작된 셈이다.

한때 책은 마음의 양식이었지만 지금은 병든 마음에 찔러넣는 몰판주사 같다. 아픈 사람에게 겨우 하나 안겨준 책에는 상처가 온 배경과 원인에 대한 진단은 없다. 그래서 현실을 인정하거나 그 세상밖으로 유리안치하라고 일러줄 뿐이다. 잠시 찾아온 소설의 강세는 TV 등 영상매체의 힘에 의해 비롯되고, 책을 읽는 사회적 관습은 마음을 치료하는데 온통 신경이 집중돼 있다.

이는 새로운 정부, 새로운 지도층, 새로운 리더십에도 사람들이 희망을 찾지 않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와 관련, 프랑스의 사회운동가 스테판 에셀는 "각자의 삶에 매몰돼 스스로의 안위를 챙기는 것, 즉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의 태도다. 지성의 책임자와 사회 구성원 전체는 자신의 사명을 외면해선 안 되며, 젊은 세대는 사회양극화, 차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금권 등에 저항해야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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