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집단 파업에 나선 난징시 택시기사들.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과도한 사납금 문제로 인한 택시기사들의 집단 파업사태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중국뉴스넷(中国新闻网), 관찰자넷(观察者网) 등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청두(成都)의 택시기사들이 파업한데 이어 창춘(长春), 지난(济南), 난창(南昌) 등 지역의 택시기사들 역시 파업했다. 현지 언론은 "이같은 집단 파업은 역사상 최대규모라고 전했다.

청두시의 경우 12일과 13일 양일에 걸쳐 파업한데 이어 14일에도 시정부입구, 톈푸대도(天府大道), 청두신컨벤션센터 입구 등에서 집단으로 모여 항의에 나섰으며 지난시에서는 14일부터 이틀간 파업할 것이라 선포하고 시정부, 룽아오(龙奥)빌딩 등에 모여 항의에 나섰다. 창춘시에서도 14일부터 정식 파업에 돌입했으며 난창시에서도 500여명의 택시기사 파업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선양(沈阳)에서 집단 파업이 발생한 바 있으며 지난 9일과 10일 난징(南京)에서는 택시기사 파업도 모자라 파업에 불만을 품을 시민들이 택시기사를 구타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현지 언론은 이같이 주요 도시에서 택시기사들의 집단 파업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과도한 회사 사납금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난징시의 경우 택시기사의 매달 사납금이 7천위안(122만원)이며 청두시는 1일 하루 최고 400위안(7만2천원)이다. 지난시 역시 하루종일 일해 2~300위안(3만6천~5만4천원)을 벌어도 사납금과 기타 비용을 제외하면 택시기사가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몇십위안(1위안=180원)에 불과하다.

포탈사이트 시나닷컴(新浪)이 지난 13일까지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택시기사들의 파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응답자 6천178명 중 73%가 택시기사들의 파업 원인으로 '과도한 사납금'을 꼽았다.

최근 렌트카 애플리케이션(앱)이 성행하고 있는 것도 이들이 집단파업에 나선 원인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부터 '디디전용차(滴滴专车)' 등 렌트카 앱이 출시됐다. '디디전용차'에 등록된 차량은 모두 시중가격 20만위안(3천6백만원) 이상의 중고급 차량인 데다가 음료수 제공, 우산, 짐 운반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렌트카의 서비스 이용 가격은 일반택시의 3배 수준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차를 이용할 수 있고 양질의 서비스도 제공받아 택시기사의 밥그릇을 빼앗고 있다.

관영 신화(新华)통신은 최근 사설에서 "이번 집단파업은 택시업계의 기존 관행이 근본적으로 개혁돼야 한다는 강렬한 바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택시업계는 더 좋은 승차환경을 만들기 위해 개혁에 나서야 하며 관리부문, 택시기사, 운전기사 모두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함과 동시에 승객을 타인으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온바오 박장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