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월드컵 최종 예선 한중전 필승 전략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한국 축구는 중국에게는 그야말로 넘사벽이라고 해야 한다. 지난 30여년 동안 A매치에서 이긴 것이 달랑 한 번에 지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라고 해야 한다. 공한증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것이다. 문제는 공한증이 지긋지긋하게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에 있다. 더구나 이 징크스를 떨쳐버리지 못하면 앞으로 중국 축구의 미래는 어둡다고 해야 한다. 하지만 극복하기가 좀체 쉽지 않다. 중국 축구의 딜레마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국 축구가 이런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극복하기 위해 특단의 카드를 뽑아들 것 같다. 오는 3월 23일 후난(湖南)성 성도인 창사(長沙) 허룽(賀龍)체육관에서 열리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전을 조선족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워 승리하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 전략이 맞아 떨어진다면 마르첼로 리피 중국 대표팀 감독은 신의 한수를 꺼내든 명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대표팀 미드필더로 발탁된 옌볜 푸더의 3총사 중 한 명인 지충국(빨간색 상의). 3월 23일의 한중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지난달 20일 발표된 새 대표팀의 명단은 진짜 그럴 개연성이 다분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동안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조선족 선수가 이례적으로 두 명이나 포함돼 있다. 옌볜(延邊) 푸더(富德)의 미드필러 지충국(28)과 허베이(河北) 화샤싱푸(華夏幸福)의 중앙수비수 고준익(22)이 주인공이다. 둘 모두 깜짝 발탁이라는 점에서 리피 감독이 의중이 진짜 잘 읽힌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게다가 그가 A매치 친선 대회인 연초의 차이나 컵에 옌볜 푸더의 지문일(29), 최민(28)을 발탁, 시험했다는 사실까지 더하면 이런 단정은 더욱 분명해진다. 한중전이 열리는 3월 23일 이전에 리피 감독이 이 둘을 다시 발탁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말도 도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해야 한다. 이 경우 박태하 감독이 지도하는 옌볜 푸더는 팀의 3총사 에이스가 한국전에 총출동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중앙수비수로 발탁된 허베이 화샤싱푸의 고준익. 한국전에 출장할 경우 활약이 예상된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
중국 축구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4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 축구 대표팀의 원투 펀치가 될지도 모르는 지충국과 고준익은 한국 축구에 대단히 밝다. 지충국의 경우 옌볜 푸더에서 한국의 박태하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한국 축구를 완전히 몸에 익혔다. 또 고준익은 유소년 시절에 한국 축구 교실에서 기초를 닦은 바 있다. 둘 모두 한국 축구의 장점인 투지와 체력이 돋보이기도 한다.
현재로서는 둘이 예상대로 한중전에 선발로 나올 것이라고 100%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리피 감독이 진짜 ‘이이제이’의 전략을 마음속에 두고 있다면 깜짝 출전할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 더불어 옌벤 푸더의 3총사 카드 역시 시험대에 오를 수도 있다. 공한증 극복을 위한 중국의 노력은 정말 처절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