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스타들에게 연애는 언제나 조심스러운 사항이다. 한때 '연애 금지령'으로 화제가 됐던 걸그룹 2NE1. /KBS2 '승승장구' 방송 캡처

[스포츠서울닷컴 | 이다원 인턴기자] 아이돌의 연애는 금기인가?

1세대 아이돌이 연애를 금기시했던 예전과 다르게 요즘은 아이돌 스타들의 커플 매칭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상 결혼생활을 그린 MBC '우리 결혼 했어요(이하 우결)'는 닉쿤-빅토리아, 조권-가인, 광희-선화, 정용화-서현 등 아이돌 스타들을 여러 명 기용해 시청률 상승의 효과를 봤고 tvN '더 로맨틱& 아이돌(이하 더 로맨틱)'은 아이돌판 '짝' 콘셉트를 표방하며 방송 시작 전부터 큰 화제가 됐다.

이처럼 아이돌 연애에 대한 시선은 예전보다 개방됐지만, 막상 실제로 열애설이 나면 대중들의 반응은 조금 달라진다. 가상 커플과 실제 커플 사이의 여론 온도 차를 <스포츠서울닷컴>에서 모아봤다.

'가상 연애에 부가 활동까지' 최근 방송가를 종횡무진하는 아이돌 가상 커플들. 광희(왼쪽)-한선화, 가인(왼쪽)-조권, 박형식(왼쪽)-남지현(왼쪽 위 시계방향)./ 해당 방송 영상 캡처

◆가상커플, 팬들의 지지에 부가활동까지 '해볼 만 하네'

아이돌 가상 커플로 인기몰이에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는 단연 '우결'의 조권-가인이다. 이들 커플은 지난 2009년 10월 '우결' 첫 촬영 이후 '아담 커플'이라 불리며 방송 활동 영역을 더욱 넓혀갔다. 두 사람은 같은 해 12월 '우리 사랑하게 됐어요'라는 듀엣곡을 발표해 온라인 음악 차트를 점령했고, MBC 시트콤 '몽땅 내 사랑'에도 동반 캐스팅되는 행운을 안았다. 이뿐 아니라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동반 출연 섭외 요청이 빗발쳐 가상 커플 효과를 가장 톡톡히 봤다.

광희-한선화 커플도 '우결' 시즌4 출연 이후 주가가 상승하며 방송 활동이 더욱 활발해진 경우다. 지난 9월 첫 전파를 탄 이들의 가상 연애는 평소 두 사람이 갖고 있던 가벼운 백치 이미지를 깨버리며 대중들에게 호감 스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두 사람은 이런 인기에 힘입어 같은 달 22일 MBC '음악중심'의 스페셜 MC를 맡기도 했다. 기존 MC였던 소녀시대 서현, 태연, 티파니가 공연일정으로 자카르타로 출국하자 광희-한선화 커플은 이들을 대신해 다정한 분위기로 방송을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지난 8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한 한선화는 "광희가 실제로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폭탄 발언을 해 화제를 낳았다.

지난 11일 첫 방송을 한 '더 로맨틱'은 아예 '아이돌 커플 매칭'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으로 2PM 준케이, 엠블랙 미르, JJ 프로젝트의 JB, 제국의아이들 박형식, 포미닛의 남지현, 레인보우 오승아, AOA 혜정, 피에스타의 재이 등 국내 최고의 아이돌 8인이 함께 제주도를 여행하며 데이트를 하는 생생한 과정을 담았다. 이날 방송 말미에 나온 예고편에서는 남지현이 형식, 준케이, 미르에게 구애를 받아 단숨에 '인기녀'로 떠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들의 가상 연애에 네티즌들은 "왠지 사실적인 것 같아 재밌다", "남지현이랑 준케이랑 커플되면 좋겠다", "설렌다. 대리만족"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 커플? 꼭꼭 숨어라' 실제 열애 사실을 인정하거나 열애설이 제기돼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스타들. 신세경(왼쪽)-종현, 구하라(왼쪽)-용준형, 아이유(왼쪽)-은혁(왼쪽부터 시계방향)./ 스포츠서울닷컴DB, 온라인 커뮤니티

◆실제로는? '꼭꼭 숨어라, 들켜봤자 손해'

지난 10일 '셀카' 유출로 인터넷을 발칵 뒤집어놨던 아이유와 은혁은 '아이돌 열애' 가상과 실제의 여론 온도 차를 가장 잘 보여준 경우다. 유출 전에도 열애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두 사람은 이번 사건으로 팬들의 시기 어린 비난들을 받는가 하면 여기저기에서 열애 증거물이 제시되고 각종 패러디물과 아진요(아이유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카페 등이 만들어져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들의 열애설은 사실 여부를 떠나 '아이돌 실제 연애'에 아직은 경직되어 있는 대중들의 반응을 여실히 입증했다.

열애 사실을 인정해 차가운 시선을 받은 아이돌 스타도 있다. 지난 2010년 10월 <스포츠서울닷컴> 단독 보도로 교제 사실이 밝혀진 샤이니 종현과 신세경은 열애 인정 직후 팬들로부터 시달림을 당해야 했다. 특히 신세경의 소속사 홈페이지는 샤이니의 일부 팬들에게 공격을 당해 서버가 다운됐고, 그의 미니홈피도 '악플' 테러에 몸살을 앓다가 결국 신세경이 탈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결별 소식을 알리며 연예계 선후배 사이로 돌아갔다.

이에 비해 아이돌 커플 1호 용준형-구하라는 대중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경우다. 지난해 6월 데이트 장면이 포착돼 열애 사실을 인정했던 두 사람은 각자의 활동에 매진하며 현재까지도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동반활동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가상커플과는 다르게 이들 커플은 서로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편이다. 듀엣곡 발표나 방송 동반 출연도 마다하며 굉장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 더욱 눈길을 끈다. 대중의 눈을 의식하는 실제 아이돌 커플의 처세술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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