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원호연]
개그맨 이경규가 홍석천을 이해하기 위해 동성연애를 '열공'한 사연이 공개됐다.
4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는 '국내 1호 커밍아웃 연예인' 홍석천이 출연해 2000년 커밍아웃을 했던 이유와 그 후의 삶에 대해 털어놨다. 이날 MC 이경규는 "홍석천의 출연 자체를 반대했다"며 "시청자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SBS 예능국 이창태 국장은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석천 섭외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때 이경규가 반기를 들었던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경규는 홍석천이 '힐링캠프'에서 정말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놓을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이경규 본인이 동성애를 반대하는 입장이라 홍석천을 게스트로 불러놓고는 겉핥기식의 진행을 하거나 자칫 공격성 토크를 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면서 "이경규를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경규는 일단 제작진과의 논쟁을 마치고 홍석천과 방송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후부터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동성애와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열심히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이창태 국장은 "이경규가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이 생긴 후에야 홍석천을 만날 수 있었다"며 "녹화를 마친 후에는 직접 홍석천에게 다가가 전화번호를 물어봤다더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또 다른 관계자는 "섭외 과정에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MC 한혜진의 반응이 오히려 호의적이었다. 종교를 통해 동성애자를 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며 "녹화 당시에 한혜진이 한 말 중에도 멋진 말이 많았다. 다만 특정 종교에 관한 언급이 많아 방송에는 내보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원호연 기자 bittersweet@joongang.co.kr
사진=SBS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