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를 든채 응원에 나선 열성축구팬
젊었을땐 촌축구팀 주력이였고 잔페군인인 송석주(79세)로인은 무릇 홈장경기라면 빼 놓을세라 연길이건 룡정이건 다녀와야 직성이 풀려하는 열성 축구팬이다.
연변장백산팀과 대련아르빈팀간의 경기가 있었던 지난 5월 30일은 송로인의 생일날이였다. 10여년 남짓이 그의 테니스운동 짝꿍으로 익숙한 처지인 필자가 《오늘은 당신 생일인데 뽈구경은 못가겠구만》하고 넌지시 건늬였더니 웬걸, 《생일날이니 더 가야지》라고 말속에 말이있는 대답을 하는것이였다. 그는 말그대로 차도 몰아야 하고 맑은 정신으로 뽈구경도 하고 응원도 하기 위하여 술 한잔도 안 마시고 약속대로 오후 1시반 전에 테니스장에 왔다.
우리가 4, 50근도 더 되는 이동식확성기를 가지고 축구장에 당도하여 끌고, 들고 하면서 관람석에 당도해보니 위치가 가장 좋은 가운데 좌석은 벌써 만원이 되였다. 겨우 자리를 찾아 앉았고 경기장의 흥을 돋구어줄 이동식확성기는 인행도에 놓았다. 경기시작 30분경에 필자가 준비한 항일가요인 《총동원가》《유격대 행진곡》《결사전가》를 장내에 방송했더니 음악절주에 맞춰 박수 치는 이, 어깨춤 추는 이들로 경기장분위기가 제법 흥성거렸다. 《야! 참 좋구나, 오늘 긍정코 이기겠다》면서 모두들 흥겨워 하였다.
응원에 열을 올리고있는 로인 축구팬들
후반전에 하태균선수가 첫꼴을 성사시키자 (두번째꼴을 넣었을때에도) 아예 확성기를 어깨에 둘러메고 음악을 틀었다.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관중들이 음악에 맞춰 춤추고 박수치면서 환락의 도가니로 되였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이색적인것은 조양천진에서 집체로 온 근 30명되는 할머니들이 큰 명절인양 고운 한복차림새로 경기를 구경하다가 조선족 구미에 맞는 흥겨운 곡이 울러펴지자 노래가락에 맞춰 선자리 춤을 덩실덩실 추는 모습이 실로 가관이였다.
우리팀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되고 대견하고 자랑찬 우리의 축구건아들이 장내를 돌아 우리 앞으로 인사드리러 왔을때에도 음악과 박수, 환성으로 들끓었다. 송로인한테 오늘 감상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내 한생에서 제일 즐거운 날이였 제일 큰 생일선물을 받았다》면서 매우 감개무량해했다.
관람대에서 내려올때에도 음악을 띄웠더니 어떤 로인들은 층계를 내리면서도 계속 춤을 추었고 다음번에도 또 가지고 오라느니, 이렇게 성수나는 곡을 처음 들었다느니, 노래곡을 빌려달라는니, 좀 젊은 축들도 아바이 수고 많으시다며 치하하는 이들이 기수부지였다. 물론 저녁에는 시름놓고 술도 마시였고 친구의 생일에 가장 뜻깊은 선물을 안겨주게 되여 참으로 온 하루가 무등 기뻤다.
/특약기자 리진욱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