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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상처받은 영웅’ 김연아에 대한 상반된 시각

[기타] | 발행시간: 2012.05.29일 08:33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세계 무대에서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22, 고려대)가 보여준 모습을 칭송하고 기꺼이 그의 팬이 되었다. 김연아가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이루어낸 결과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람들은 김연아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재능과 노력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2012년,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

며칠 전 연세대 황상민 교수가 방송에서 김연아가 대학교에서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하지 않으면서 대학생으로서 취할 수 있는 이득은 쏙쏙 가져가고 있다며 비판했다. 김연아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황 교수의 말을 조목조목 따지고 들었고, 김연아의 소속 사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바뀐 상황은 바로, 황교수의 말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만만치 않아졌다는 것이다. 온 국민의 사랑을 절대적으로 받았던 김연아에게 상당한 수의 반대편이 생긴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나가는 CF스타가 김연아인 것을 보면, 김연아가 여전히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그 애정이 전 같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 김연아에 대한 사람들의 지지에 변화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래 냄비근성이 있어서? 이제는 식을 때도 됐으니까? 그보다는 다른 이유는 없을까? 다른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 가지만 찾아보자.

2011년 3월 세계선수권 대회를 마지막으로 우리는 김연아가 선수로 뛰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공식적으로 지난 시즌(2011~2012시즌)에는 선수로서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연아는 이것이 은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연아는 여전히 선수로서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어 하지만, 사람들에게 ‘스포츠 선수로서’ 김연아의 모습은 잊혀져 가고 있다.

대신 그녀가 커피를 마시고, 자동차를 타고, 화장품을 바르고, 에어컨 바람을 맞고, 맥주를 마시고, 노래를 하고, 연설을 하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 김연아가 은퇴를 말하지 않으면서도 유지하고 싶어하는 선수로서 정체성이 예전보다 위태로워진 것 같아 보인다.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된 김연아의 그간의 활동을 종합해 볼 때, 김연아가 현재 선수로서 보내는 시간보다 ‘다른 일’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인 듯하다. 따라서 현재 4학년이 된 김연아가 그 동안 학교 수업에 성실하게 나가지 못한 것도 선수로서 활동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김연아의 행보만 변한 것이 아니다. 김연아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변했다. 대중들은 이제까지 ‘김연아 선수’를 일반인과는 다른 특별한 잣대로 봐왔다. 대중들에게 김연아는 특별했다. 그런데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일반인의 잣대로 그녀의 행동을 재단하고 있다. 갑자기 교사가 되고 싶어하는 일반 학생들의 노력과 김연아가 들인 노력을 비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중들의 김연아에 대한 온도 변화는 ‘김연아 선수’를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그네들이 투영했던 모습이 김연아의 행보가 변하면서 더 이상 투영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일 수 있다.

국가대표선수에 대한 우리의 존경은 대단하다. 특히 금메달 리스트에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우호적인 수준을 넘어 영웅을 대하는 수준에 이를 때가 많다. 그들에게 각종 특혜가 주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당연한 대우라고 여긴다. 이렇게 우리가 국가 대표 선수들을 영웅시 여기는 것은 대중들이 각자의 욕구를 선수들에게 투영하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자신이 꿈꾸는 모습, 이루길 바라는 모습들을 선수들에게서 본다는 것이다.

운동선수가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자신의 분야에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는 것, 고되다는 수식어가 부족할 만큼 강도 높은 훈련을 이겨내고 결코 얻기 어려운 결과를 이루어내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대중들에게 큰 파장을 일으킨다. 각자 자기의 욕구를 그 선수에게 투영하며 그 선수를 칭송하게 되는 것이다.

단순하게 말해 ‘김연아 선수’를 좋아하는 사람은 ‘김연아가 어떻기 때문에 그 선수를 좋아했다기 보다는 자신이 어떻기 때문에 김연아 선수를 좋아하는 것’일 수 있다. 그냥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서 그녀를 강하게 지지하고 옹호할수록 그럴 가능성이 더 크다. 그녀에 대한 반대의 감정도 마찬가지다.

상처받지 마라. 당신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당신을 떠날 때, 당신이 잘못했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당신 때문이 아닌 경우들이 더 많다. 극단적으로 말해 어떤 대상에 대한 존경과 지지는 존경 받는 대상자가 책임질 필요가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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